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임명은 표류하는 창조경제를 빨리 제자리 잡도록 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 표현이다.
14일 미래부 장관 임명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 예정시간 보다 20분 늦은 오전 10시 20분 종이서류를 들고 브리핑 단상 앞에 섰다. 전날 외청장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했기 때문에 당연히 외청장 인사명단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윤 대변인은 외청장 대신 전격적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를 발표했다. 김종훈 전 내정자가 `정치 난맥상`을 이유로 사퇴한지 10일만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방송통신융합솔루션 업체인 알티캐스트에 다녀온 이후 이틀만이다.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인 이곳에서 박 대통령은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보며 질문을 던지고 미래부 출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알티캐스트 방문을 통해 방통융합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자각하고 미래부 장관 지명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내정 소식이 갑작스레 알려진 14일 ICT·과학기술계는 크게 놀라면서도 “과학과 ICT 분야를 모두 섭렵한 전문가”라며 환영했다.
최 내정자에 앞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을 역임한 임주환 고려대 교수는 “최 내정자는 응용수학을 전공하고 산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등 ICT 전문성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라고 소개했다.
임 교수는 “최 내정자가 전문성뿐만 아니라 뚝심과 아이디어를 두루 겸비한 만큼 창조경제를 진두지휘할 미래부 장관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정보통신 전문가로, 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ICT 분야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합리적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장을 역임한 만큼 미래부라는 조직 운용에도 남다른 수완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3000여명에 이르는 ETRI를 3년간이나 무난하게 지휘한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미래부 조직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리더십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목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사무총장은 “ICT 뿐 아니라 미래연구소나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서 일한 경력도 있어 과학기술도 아는 분”이라며 “완전히 균형 잡힌 인물은 아니지만 양 쪽 모두 어느 정도 아는 `차선책`으로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도 “ETRI 원장을 지냈으니 과학기술 분야도 아실 것”이라며 “1차관은 과학기술 분야 인사가 임명될테니 전체적으로 미래부 내부의 ICT와 과학기술 간 균형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기계 일각에서는 최근 사퇴한 김종훈 전 장관 내정자에 이어 또 ICT쪽에서 장관 후보가 나오자 다소 실망하는 모습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