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의 아버지`라 평가받는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이 안드로이드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외신은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크롬에 통합시키려는 전략을 본궤도에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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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각) “그동안 안드로이드 성장을 이끌어 온 앤디 루빈이 다른 임무를 맡게 되며, 크롬 개발을 이끌어 온 선다 피차이 부사장이 안드로이드 부문까지 맡게 된다”고 공식 밝혔다.
피차이 부사장은 크롬·안드로이드뿐 아니라 개인 및 기업용 지메일, 구글 드라이브 등 구글 앱스 사업까지 총괄하게 된다. 루빈 부사장은 2004년 구글에 인수된 안드로이드의 공동 창업자이며 구글에 영입된 이후에도 계속 안드로이드 개발을 이끌어 왔다.
이번 인사로 이제 구글의 안드로이드 부문과 크롬 부문은 하나의 수장이 이끄는 조직이 됐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모바일과 PC에서 각각 운영되던 두 운용체계(OS)의 통합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는 “지배적인 인터넷 검색 엔진을 보유한 구글이 어떻게 모바일 디바이스 전략을 강화하려는지 보여준다”면서 “크롬과 안드로이드 부문 간 결합은 모바일과 PC용 소프트웨어를 융합하고 싶어했던 구글의 오랜 고민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이번 결정은 크롬이 결국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것이라는 그간의 예상을 확인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글은 이미 터치스크린 기능을 가진 노트북 `크롬북 픽셀`을 내놓는 등 두 OS의 혼합 전략을 취해왔다. 뉴욕타임스는 “PC를 쓰던 방식 그대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위는 두 OS의 통합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 선다 부사장이 “사용자들은 검색·지도·지메일을 PC와 모바일 두 디바이스에서 모두 사용하고 있으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도 끄집어냈다.
그러나 구글은 구체적 전략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래리 페이지 CEO가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컴퓨팅 환경에 살고 있다”고만 했을 뿐이다.
구글은 루빈 부사장이 맡을 새 직무는 공개하지 않았다. 외신은 페이지 CEO가 발표하면서 `문샷(moonshot)`을 언급한 점을 미루어 그가 무인 자동차와 구글 안경 개발 등을 맡고 있는 구글 X랩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달 탐측선 발사를 의미하는 문샷은 달을 향해 우주선을 쏘는 것처럼 실패를 두려워하는 대신 불가능에 도전하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개방적 마인드를 갖추라는 의미의 단어로 종종 사용된다. 구글은 X랩이 세계를 바꿀만한 아이디어를 가진 문샷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모토로라를 도와 애플과 삼성전자에 대응할만한 모바일 기기 개발에 힘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