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말이 많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계의 벤처 성공신화를 이룩한 그야말로 미래창조과학부장관에 적격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30여 년간 `미국인`으로 살아온 김 후보자가 기술보안 등 국익을 지켜야 할 부처 수장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해군 핵잠수함 근무경력이나 CIA 자문위원 경력 등 미국 내 이력이나 이전에 했던 말을 두고 염려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되레 그의 미국 내 인맥과 정보를 우리가 활용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으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중요한 문제는 그가 정말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부처를 잘 이끌 수 있느냐는 점이다.
김 후보자는 중학교 때 이민을 가서 어려운 역경을 딛고 미국에서 벤처 신화를 만들어 낸 성공한 기업가다. 성공신화를 떠나 미국의 자존심을 대표하던 벨연구소의 사장으로 수년 간 근무한 경력은 이미 그가 글로벌 인재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그는 장관직을 수행을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대가로 천문학적인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분명 그런 출혈을 감수하고 한국행을 택했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사명감과 목적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정 시간 그를 지켜봤던 인물들은 일에 대한 열정만큼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세계화를 주창했지만 정작 세계무대서 활약했던 인물들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시각이 크게 작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한민국이 세계로 뻗어가기 위해 동포뿐 아니라 외국인 인재까지도 품어낼 진정한 글로벌 마인드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새 부처의 수장으로 내정된 그를 둘러싼 논쟁은 우리 사회에 글로벌 DNA 인자가 어느 수준까지 스며들었는지 알아보는 시금석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