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홍 전 유엔(UN) 정보통신기술국장이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에 내정되면서 한국의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 ICT) 정책라인이 해외파로 꾸려졌다.
최 내정자는 지난 17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된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과 호흡을 맞춘다.
최 내정자는 1981년 국제통화기금(IMF)에 입사해 2004년에는 정보통신기술실장 자리까지 올랐다. IMF에서 근무한 한국인이 맡은 보직 중 최고 지위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경력을 인정받아 2007년에는 유엔 초대 정보통신기술국장(Chief Information Technology Officer)을 맡아 유엔의 IT 현대화 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업무 효율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내정자 역시 미국에서 IT 벤처신화를 일궈낸 글로벌ICT 인재로 박근혜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부처 수장으로 내정,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최·김 내정자 모두 이공계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박 당선인이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낸 두 사람을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질 핵심역량으로 임명한 것은 파격적이다. 정치권 출신이 아닌 외부수혈을 통해 박 당선인의 창조경제론을 이끌 신선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민간 부문에서 사업 역량이 뛰어난 김 내정자와 공공 부문에서 국제경험이 풍부한 최 내정자가 만나면 균형있는 ICT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유래없는 해외파 진영을 구축해 `글로벌`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로 ICT 정책을 이끌 김-최 라인에 기대감이 모아졌다.
그러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미래전략수석이 모두 ICT 전문가라 실망이 크다는 과학기술계 목소리도 있다. 내심 과학기술계 인사의 미래전략 수석비서관 내정을 기대했던 과학기술계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김종훈-최순홍 라인이 한국 실정에 밝지 못해 관료 사회를 잘 이끌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창조경제가 융합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타 부처의 협조가 절실하지만 관계가 껄끄러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 당선인은 또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모철민 예술의 전당 사장을 임명, 문화·콘텐츠산업을 책임질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문화수석 라인에 유진룡-모철민 진영을 갖췄다.
모 내정자는 1981년 행정고시 25회로 관계에 입문한 뒤 문화관광부 관광기획과장과 관광산업본부장 등으로 일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비서실 관광체육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국장과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을 거쳐 제1차관을 지냈다.
모 내정자는 행시 22회인 유진룡 문화부 장관 내정자와 문화부에서 동거동락한 관계로 최강 콤비가 짜여졌다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특히 문화산업국장(유진룡)과 문화콘텐츠산업실장(모철민) 등 문화부의 문화산업정책을 총괄지휘한 공통된 경험을 갖고 있어 박 당선인이 강조한 미래 먹거리인 문화·콘텐츠산업 정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