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모태펀드 회수 규모가 200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까지 누적 펀드결성 규모를 볼 때 펀드 선순환 구조 달성에 근접했음을 의미한다. 정부 예산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17일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모태펀드 출자 벤처펀드(자펀드)가 회수해 모태펀드에 분배한 금액은 2001억원이었다.
2009년 479억원에서 2010년 983억원, 2011년 1425억원 등 매년 500억원 안팎 꾸준히 늘었다. 지난 8년 누적 기준으로 5240억원이다. 한 해 2000억원 회수는 정부 추가 출연 없이 매년 2000억원을 재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펀드 만기가 대부분 7년이며, 모태펀드 결성규모가 1조4800억원임을 고려해서다. 회수 금액은 벤처캐피털·출자사 배당과 세금을 제외한다. 모태펀드는 2005년 6월 출범했다. 첫해 1701억원, 2006년 2150억원 등 2000억원 안팎 정부 예산을 투입했다. 이들 자금이 민간 벤처펀드에 들어가 7년 만기 도래해 해산과 재분배했다.
2009년 이후 매년 500억원 안팎 늘었지만 올해 회수 규모는 2000억원을 크게 넘기기가 쉽지 않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IPO) 시장이 매우 열악해 벤처캐피털 회수(Exit) 실적이 취약할 것”으로 내다보며 “올해도 지난해 수준 회수를 위해 인수합병(M&A) 등 중간회수시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업계는 벤처산업을 고려해, 모태펀드를 2조원으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다. 엔젤투자를 포함한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는 연 500억달러 안팎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 벤처투자시장 규모는 미미한 엔젤투자를 포함해도 1조3000억원을 넘지 않는다.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벤처 비중을 고려할 때 벤처투자 시장이 2조~3조원이 돼야 한다”며 “모태펀드가 2조원에 이르면 매년 2500억~3000억원을 투입해 시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소기업청 조사 자료에 따르면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은 벤처 비중은 6.5%에 불과하다.
【표】모태펀드 회수 현황(단위:억원)
※자료:한국벤처투자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