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말만 무성하던 NHN 분사가 이번 주 확정된다.
NHN은 모바일과 게임 부문 분사를 뼈대로 하는 조직 개편안을 6일 열리는 이사회에 상정한다. 개편안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내달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밴드·미투데이 등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를 담당하는 가칭 NHN모바일과 게임 사업을 담당하는 한게임이 NHN에서 분사한다. 포털과 검색, 게임 사업을 한울타리에 가진 거대 인터넷 기업 NHN은 포털과 게임, 모바일, 검색광고 네 개 사업 영역으로 분리된다.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 합병으로 탄생한 NHN은 13년 만에 다시 사업별 독자 노선을 걷는 셈이다.
NHN모바일은 3월 서울 서초동 나라종금빌딩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직원 200명이 합류하며 대상 직원에게 일부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과 커뮤니티 사업을 담당하는 이람 네이버서비스2본부장이 대표로 내정됐다.
분당 서현동에 있던 NHN비즈니스플랫폼은 정자동 그린팩토리 사옥에 들어온다. 한게임 인력 600여명은 판교에 짓는 새 사옥으로 이전을 검토한다. NHN모바일은 물적분할해 NHN 100% 자회사로 남고 한게임은 인적분할한다. 게임 부문은 장기적으로 네이버와 완전 결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주사 전환은 하지 않는다.
모바일 분사는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NHN은 유선 지배력을 어느 정도 모바일로 옮겨오는데 성공했지만 유선 시장과 같은 강력한 입지는 구축하지 못했다. 모바일 광고 시장 개화가 더딘 점도 고민이다.
카카오톡이 메신저 시장 선점 후 게임과 콘텐츠, 커머스로 확장하며 빠르게 국내 모바일 플랫폼 지위를 굳히는 상황이다. 검색 포털과 모바일, 게임이 합쳐진 현재 NHN 구조로는 발빠르게 변신하는 모바일 신규 강자와 경쟁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신설 모바일 법인은 다양한 사용자 수요를 겨냥한 각종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한게임 분사는 인터넷과 게임이라는 상이한 사업을 분리해 경영 효율을 높이고 게임 규제 위험을 털어버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합병 초기 네이버와 한게임은 운영 노하우와 트래픽을 주고받으며 상부상조했지만 이젠 그런 시너지가 불필요하다.
한게임 주력인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게임에 정부 규제가 강해지는 데다 게임 시장 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 한게임도 네이버와 분리해 독자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 향방도 관심사다. 라인은 NHN재팬이 주도한다. 라인이 성과를 거두면서 본사 개입도 늘고 있지만 주로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세계 시장 중심이라 법인 분리의 실익이 의문이다.
NHN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사회 의결과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NHN 주요 연혁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