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태그(RFID) 카드를 가까이 대자 `문이 열립니다`라는 음성 안내와 함께 동·호수가 표시되면서 쓰레기통 문이 열린다. 음식물 쓰레기를 담으면 무게가 표시된다.
지난 17일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 금호어울림아파트에서 만난 주부 이지영(37)씨는 “`스마트크린`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음식물 버리기도 한층 수월해졌고, 버린 만큼 돈을 낸다는 생각에 배출량도 대폭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스마트크린은 LG유플러스가 부민W&P·일월정밀 등 전문 중소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내놓은 RFID 기반 음식물쓰레기 수거 사물통신(M2M) 솔루션 이름이다. 주민이 자신의 세대정보가 입력된 카드를 대고 쓰레기를 버리면 LG유플러스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환경공단 중앙시스템에 배출 정보가 실시간 입력된다. 음식물쓰레기를 버린 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가 올해부터 의무 시행되면서 종량제봉투·납부필증 칩 방식과 함께 각 지자체가 도입하고 있다.
구리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전체 공동주택 3만5162가구 중 1만4453가구를 상대로 스마트크린 시스템을 도입했다. 유승현 구리시 자원행정과 과장은 “이전에는 일괄적으로 가구당 1500원의 처리비용을 징수했는데, 1㎏ 당 42원의 종량제를 도입하면서 주민들의 부담이 상당히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리시에서 스마트크린 서비스를 이용하는 세대가 지난 12월 낸 부담금 총액은 749만7000원으로, 이전의 2167만9500원에 비해 65%나 줄었다.
이 같은 감소는 가구 당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보다 오차 없는 계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같은 달 스마트크린 시스템을 도입한 가구의 세대당 배출량은 12.35㎏으로 도입 전 21.32㎏에 비해 42%가 줄었다. 음식물 쓰레기 무게의 80%를 차지하는 폐수를 제거하는 등 주민 스스로가 양을 줄이는 데 노력했다. 이와 함께 주변 식당 등에서 무단으로 아파트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던 행태가 불가능해졌고, 정확한 무게 측정이 가능하면서 수거 수수료도 줄일 수 있게 됐다.
구리시는 납부필용 칩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2만837세대 중 5000여 세대를 올해 상반기 중 스마트크린 시스템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유 과장은 “두 방식을 병행해본 결과, RFID 기반 M2M 방식이 훨씬 편리하고 안정성도 높다”며 “IT와 친숙하지 않은 어르신에게도 `버스카드 처럼 시작할 때 한 번, 마칠 때 한 번 대시라`고 홍보하니 다들 쉽게 쓰시더라”고 말했다.
RFID 기반 종량제 시스템 도입은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것과 함께, 산업 효과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RFID 방식 음식물쓰레기 수거 솔루션은 지난해 말까지 37개 지자체에서 일부 도입했다. 올해에는 약 40개 지자체가 추가로 도입하면서, 입찰을 따내기 위한 업체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전체에 적용할 경우 시장 규모가 3000억원에 이른다.
남승한 LG유플러스 M2M사업담당은 “통신기술 고도화 및 유지관리 시스템 지원으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협력사들과 함께 지속적인 대민 서비스를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구리시 `스마트크린` 적용 세대 음식물쓰레기 배출량 변화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