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설레는 사랑은 첫사랑이고 남녀가 만나 처음으로 맞추는 첫 키스는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맛이며, 신혼부부가 맞이하는 가장 두근거리는 밤은 첫날밤이다.
입사시험에 합격해서 첫 출근하는 직장인과 대학에 합격하고 첫등교하는 학생은 모두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집을 나선다. 첫차를 타고 새벽에 어딘가로 향하는 첫 마음에는 언제나 기대와 희망, 다짐과 결의가 담겨 있다. 첫무대에 서는 초보자의 마음에는 두려움 반, 기대 반이 섞여 있다. 넘어지고 자빠져도 첫무대이기에 박수를 받을 수 있고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다음 무대에 설 수 있다.
첫걸음 또는 첫발을 내딛는 모든 사람은 마지막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그 발걸음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뛰고 주먹이 불끈 쥐어지며 입술이 깨물어지는 다짐과 각오를 새롭게 한다. 첫출발하는 첫해는 보무도 당당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 조리며 일단 출발해보는 해다. 올해 기대했던 대로 안 되어도 올해의 소중한 교훈을 벗 삼아 내년에 더 잘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서 마음의 위안이 된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잠긴 모든 단추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처럼 첫발을 잘 내디뎌야 끝도 좋다.
하지만 첫발을 잘 못 내디뎌서 출발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더욱 힘을 내서 이전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길은 언제나 남아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첫눈을 만나면 영문도 모르는 천진난만함과 순진무구함이 찾아온다. 첫서리를 만나도 아랑곳하지 않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온몸으로 추위를 견디는 나목을 보면 숙연해지고 첫얼음을 만나면 흐르는 물도 얼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새삼 얻는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는 것처럼 처음으로 시도하면서 처음부터 위대한 성취를 기대하지 말자. 모든 성취의 뒤안길에는 수많은 실패의 개미가 기어 다닌다. 무늬는 얼룩 덕분이고 일류는 이류 덕분이며 성공은 상처 덕분이라고 생각하자. 세상에 처음으로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처럼, 하늘을 처음으로 나는 새처럼,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초보자처럼 언제나 처음의 마음, 초심을 간직하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뒷심을 발휘하다보면 첫출발이 비록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어도 얼마든지 원상 복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잊지 말자.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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