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과거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 필요…이를 위해 단일 부처 이관 시급

출연연이 과거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를 위해 출연연의 단일 부처 이관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출연 연구기관의 발전 방안 대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김성수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신정부의 결단과 출연연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책임연구원은 발표에서 “지난 15년 동안 PBS 악순환 구조에 의한 안정적 예산부족, 경쟁적 과제 수주, 연구가 아닌 경영 평가로 인해 출연연이 본래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연연 발전을 위해 정부의 일방적 규제·관리·감독에서 벗어나 출연연이 자기혁신을 통한 정체성 확립과 운영 자율성, 연구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더 이상 출연연은 조직문제, 성과주의 예산제도 개선, 정년 연장 등을 주장하지 말자”는 역발상을 제안했다. 연구실과 연구 결과에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보이자는 주장이다.

패널토론에 나선 김명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위원도 “현재는 민간의 연구개발 역량이 확대됐기 때문에 지난 30~40년간 산업기술 중심의 역할에 치중해 왔던 출연연의 임무와 역할을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출연연은 공공기관, 원천기술, 거대과제 등에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출연연에 우수 인력이 모일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 선순환의 사이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종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출연연이 바뀌어야 하는 시점이라는데 동의한다”며 “출연연은 국가 R&D 에이전시로 선수와 심판까지 모든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신 모든 책임은 출연연과 연구자 스스로가 100% 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출연연은 국가 R&D를 조정할 수 있는 단일 부처에 이관해 달라”고 주장했다. 현재 출연연들이 진통을 겪고 있는 법인 문제는 다음에 이야기하면 된다는 뜻이다.

오상록 KIST 책임연구원도 “(현 시점에서는) 출연연이 없어져도 국민·기업·정부 등 출연연 고객들이 별다른 낭패를 보지 않을 것”이라며 “출연연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되짚어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전길자 이화여대 교수도 “지난 5년 동안 출연연은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다”며 “정부나 공무원들의 변화는 워낙 어렵기 때문에 출연연 스스로 먼저 변하고 성찰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의 출연연 구조개편 논의가 이번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며 “출연 연구기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출연연 연구자들이 장래 걱정 없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민주통합당 의원도 “과제는 다 알고 있다”며 “전문 연구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연구할 수 있도록 자율성, 독자성을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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