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 세상 속으로]<1>의료기기와 IT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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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의 시대다. 모든 산업과 기술에서 융합을 빼놓고 이야기가 되지 않을 정도다. 미래 세상을 예측하는 가장 확실한 키워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담론만 난무할 뿐 실체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융합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해 분야별로 진행되는 융합의 참모습을 지나쳤다. 융합산업의 이해도를 높이고 융합에 따른 변화상을 전하기 위할 릴레이 기고를 시작한다. 매주 금요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프로젝트디렉터(PD) 기고로 분야별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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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의료와 IT 융합의 중요성이 커졌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의료-IT 융합산업`이 바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나타난 신산업이다. 의료-IT 융합산업은 IT, BT, NT 등 신기술을 융합해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의료 신산업이자 서비스다. 인구 고령화, 질병 조기 진단·치료, 예방의학 등 의료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의료-IT 융합산업은 고령 질환 모니터링과 재택 의료를 지원하는 `뉴에이징(New-Aging)`, 현대인의 생활 질병을 진단·예방하는 `라이프스타일`, 고차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첨단의료산업` 분야 등으로 구성된다.

의료-IT 융합산업은 전형적인 중소기업형 다품종 소량 생산이 주를 이룬다. 동시에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지능형, 모바일 의료기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졸증 같은 성인병을 감시하고 대응하는 의료서비스가 발달했다. 웨어러블 의료기기, 밴드형 혈압·혈당 측정기 등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우수한 센서 기술을 탑재했다.

바이오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고분자·재료, 광학, 생물학 기술 등이 융합된 센서와 칩 개발도 한창이다. 언제 어디서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 정보시스템, 모든 의료 서비스 참여자를 연결하는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TV가 새로운 의료기기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떠올랐다.

그간 국내에서도 다양한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개발이 진행됐지만 법제도 한계와 수익모델 부족으로 활성화하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 대학병원과 통신회사가 합작해 건강관리서비스사업을 시작해 기대감이 크다.

개선해야 할 점도 많이 남아 있다. 저소득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의료 기기 기술장벽에 대응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미국과 EU 등이 자국 의료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의료기기 안전성과 신뢰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강점인 IT를 앞세워 의료 IT융합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와 병원 모델 정립이 절실하다. 국내 병원 사이에 가능한 의료정보부터 통합 운영하는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위성을 이용해 도서·산간 지역 접근성을 높이는 의료서비스 기반 강화, 건강·노인간호·임상연구개발을 통합하는 병원 모델 등을 제안한다. 여기에 최근 부상한 의료관광산업을 뒷받침하는 국제의료보험 펀드 조성과 해외 환자 맞춤형 서비스 개선을 병행한다면 `의료-IT 융합 강국 코리아`를 외치는 날이 머지않아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혀영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의료기기 PD yhuh@kei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