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PC 시장 1위에 오른 중국 레노버가 새해에는 기세를 몰아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한다. PC사업에서처럼 자국 시장(중국)에서 해외 브랜드(삼성)를 꺾은 다음, 세계 무대를 향하는 방법을 쓸 계획이다.
7일 블룸버그, 씨넷 등 주요 외신은 레노버가 자사 조직을 `레노버(lenovo)`와 `싱크(Think)` 두 그룹으로 나눠 운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양 위안칭 레노버 CEO는 지난 5일(현지시각) 직원들에게 “4월 1일부터 레노버 사업부와 싱크 사업부로 나눠 운영할 것”이라며 “시장에서 레노버의 브랜드가 저평가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할 방안을 찾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외신은 전했다.
레노버 사업부는 PC, 노트북, 스마트패드, 스마트폰 등의 사업을 총괄하며 현재 모바일 인터넷과 디지털 홈 부문을 맡고 있는 리우 준 수석부사장이 이끌 예정이다. 싱크 사업부는 엔터프라이즈, 워크스테이션 등 B2B 사업을 총괄하는 피터 호텐셔스 제품 그룹 수석부사장이 맡는다.
싱크 브랜드는 지난 2005년 레노버가 IBM PC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생겼다. 레노버는 중국 PC시장에서 싱크 브랜드를 기반으로 급성장해 지난해에는 HP를 제치고 시장점유율과 출하량 부문 모두에서 글로벌 1위 브랜드로 도약했다.
양 위안칭 CEO는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뛰어 넘겠다”는 이례적인 의지를 밝혔다. 그가 타 기업을 겨냥해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신들은 그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양 CEO는 “레노버 스마트폰이 중국 내수시장에서 탄탄한 보급로를 통해 효율적인 영업을 전개하면 충분히 삼성전자를 제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레노버는 올해 준공 예정인 우한 모바일 생산 공장에 7억9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양 CEO는 “이 공장에서 연간 최대 3000~4000만대 스마트폰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내수시장과 인도, 러시아, 베트남 등 신흥국에도 동시다발적으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재 중국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14.2%), 레노버(10.4%), 화웨이(9.5%) 순이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전년대비 4%나 떨어져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레노버는 지난 2010년 대비 2배가량 점유율이 상승했다. 황쥔 IHS아이서플라이 애널리스트는 “중국 토종 업체들은 삼성전자 뒤꿈치를 물고 있는 이리떼같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