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企 대통령, 결과로 보여주길

중소기업 체감경기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자동차 등 일부 내수 업종은 호조를 보이지만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불확실성과 불안 심리가 반영됐다. 대기업도 새해에 긴축경영을 하겠다고 하는 마당에 중소기업 사정이 좋을 리 없다. 요즘 중소기업의 체감온도는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로 기록된 26일 기온만큼이나 낮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차례로 방문했다. 박 당선인이 당선 후 첫 정책행보로 경제단체를 방문한 것은 기업의 각종 애로사항을 청취하면서 차기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경제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 대통령이 5년 전 당선 후 전경련 회장단과 회동한 뒤에 중기중앙회를 방문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에서 벗어나 대·중소기업 간 상생과 소상공인이 힘을 낼 수 있는 경제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박 당선인이 차기 정부의 가장 큰 책무를 세계적인 경기침체에서 경제를 살리는 일이고 경제가 살려면 중소기업이 잘 돼야 한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소·소상공인이 기업하는 데 어려움 없이 역량을 맘껏 발휘해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중산층 70% 복원이 빨라진다고 덧붙였다. 경제 살리기의 중심에 중소기업 살리기가 자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박 당선인은 또 대기업이 부당하게 납품 단가를 인하하거나 중소기업이 힘들게 개발한 기술을 탈취하거나 불공정 거래를 철저하게 근절하겠다고 했다. 오늘날의 대기업도 중소기업에서 시작해 중견기업을 거쳐 성장했는데 지금은 기회의 사다리가 끊어졌다고 지적하고 사다리를 다시 연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서 제일 먼저 찾았다”는 박 당선인의 한 마디는 분명히 중소기업에 힘이 됐다. 대통령 임기를 마쳤을 때 중소기업이 경제 조연에서 당당한 주연으로 거듭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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