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지능통신(M2M)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자.` 전자신문이 각계 전문가와 지난 9월부터 사물지능통신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고 확산에 따른 변화와 대응 정책을 점검하기 위해 진행한 릴레이 기고에 참여한 전문가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전자신문은 `사물지능통신이 여는 스마트 세상` 시리즈를 마감하며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M2M이 창출하는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 가능성을 현실로 구체화함은 물론이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도 수반돼야 한다고 공감했다. 무엇보다 개념 속에 머물고 있는 M2M을 실생활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산업계가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두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자신문 `퓨처`면에 게재된 릴레이 기고에 참여한 전문가 6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좌담회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참석자(가나다 순)
김용진 모다정보통신 부사장
김정태 방송통신위원회 지능통신망팀장
김형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미래인프라표준연구팀장
윤종록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
최기무 LG유플러스 상무
사회 = 김동기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모바일PM
◇사회 = 사물지능통신(M2M)이 삶을 윤택하게 하는 수단으로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는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M2M 시장 활성화가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형준 팀장 = M2M이 화두가 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통망 사업자 중심으로 비즈니스 발굴 노력도 활발하다.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을 위한 표준화 노력도 하고 있다. 이는 우리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사실상(De Facto)` 표준화 단체가 등장할 정도다.
하지만 M2M을 과거 IT839 정책 중 RFID/USN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렇다 보니 RFID/USN과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
◇최기무 상무= M2M이 등장한 지 오래됐다. 과거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초 M2M 기기가 모바일 기기 수가 같아진다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모바일 가입자 대비 M2M 가입자는 세계적으로 2%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2.6%다. 시장 규모에 비해 적지 않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했던 만큼 그동안 M2M은 계륵이었다. 현재는 달라지고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 M2M 확산을 위한 유무선 전국망이 갖춰졌다. 기회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이터 이용 인하 등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김용진 부사장= M2M에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위한 시간과 비용 등 어려움이 있었다. M2M은 소품종 다량 가입자적인 특성과 니치 마켓적인 다품종 소량 가입자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중소기업이 니치마켓을 공략하는 건 쉽지 않다.
M2M을 주도하는 세력이 있어야 한다. 우선 정부가 여러 가지 역할을 하지만 궁극적으로 사업자가 주가 돼야 한다. 사업자 모두 이 같은 담론에 공감하지만 킬러앱을 찾기 쉽지 않고 모험적 상황이라 주저하고 있다.
◇ 김정태 팀장 = 정부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M2M 현실에 바탕을 둔 정책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우선 M2M 전파 사용료를 인하했다. 통신사업자와 중소기업 간 M2M 생태계 구현을 위해 사물지능통신지원센터도 설립했다. 뿐만 아니라 원천기술 발굴과 연구개발 지원을 위한 정책도 지속할 예정이다. 시범 사업도 추진하는 등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M2M 지원을 위한 종합계획을 준비 중이다.
◇윤종록 교수= M2M은 거대한 트렌드다. 앞으로 경제 모멘템이 M2M에 있다고 생각한다. 상품을 서비스와 솔루션으로 바꿔야 한다.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게 M2M이다. 상품이 서비스·솔루션으로 변경되면 엄청난 밸류,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일례로 50달러 운동화에 칩을 장착해 헬스케어 등 건강 체크를 가능하게 하면 250달러짜리가 된다. 만질 수 있는 상품은 서비스·솔루션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산업경제에서 잘했던 것처럼 부가가치를 더하는 서비스·솔루션 경제에서 앞서나가는 기회를 M2M에서 찾을 수 있다. 기존 인식과 전략을 바꿔야 한다.
◇ 사회 = M2M이 새로운 스마트 세상을 열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정부는 M2M 활성화를 위해 진흥 정책을 펼치고 있고, 대기업·중소기업 모두 적잖은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M2M을 꽃피우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인지.
△김용진= 중요한 건 서비스다. 어떤 서비스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처음부터 전체적으로 확산하는 건 쉽지 않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중심으로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의료 분야와 데이터 처리 등 다른 산업과 M2M의 충돌은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M2M시장의 방대함과 사업 성공 시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차원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분야임을 고려할 때 통신사업자가 사업 구심체 역할을 하면서 주도적으로 사업 생태계를 이끌어 나갈 필요가 있다.
△최기무 상무= 가능성을 현실화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특히 소품종 니치마켓은 사업자가 나서기 어렵다. 중요한 건 사업자가 M2M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유무선 통합과 멀티미디어 등 M2M 서비스를 개발, 구체화해야 한다.
또 이용자가 M2M 서비스를 자주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사용해야 가치를 체감한다. M2M으로 끝나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접목해 다른 서비스로 연결되도록 한다면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다.
◇김정태 = 정부는 M2M 전용 주파수를 확보하고 식별번호 부여 등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당장 응용 서비스 개발에 불필요한 걸림돌도 제거할 방침이다.
앞서 거론된 다른 산업과의 문제는 관계부처와 협력으로 해소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와 연결된 M2M 활성화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제도 개선 등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 윤종록 = 지난 10년 인터넷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인간이 이용 주체`였다고 할 수 있다. 다음 10년의 인터넷은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 세상`이다.
GE를 비롯해 글로벌 M2M 시장에서 앞서가는 기업과 회사가 많다. 이들은 상품을 서비스·솔루션으로 바꿔 미래를 만들고 있다. 경제 패러다임의 향후 방향성이다. 자동차를 M2M과 접목해 영혼이 깃든 자동차로 변화시키는 등 단순한 상품을 서비스·솔루션으로 바꾸는 게 M2M이다. 이걸 가능하도록 만드는 매개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M2M 액세스(Access) 운용체계(OS)를 정교하게 장악한다면 글로벌 리더십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액세스 OS를 만들어 `사실상의 표준`으로 개방한다면 선도적 시범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에서 리더십을 가질 것이다
◇ 김형준 =표준화도 중요하다. M2M을 활성화하기 위한 표준화 작업도 활발하다
우리나라 M2M 특허를 분석하면 세계 2위다. 이통사·제조사가 많은 표준특허를 갖고 있다. 이통사 주도의 3GPP와 달리 제조사 중심의 M2M 표준화기구 원M2M가 만들어진 건 의미 있는 일이다. 이통사가 M2M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네트워크가 단순 연결통로에 그치는 `덤 파이프(Dumb Pipe)`가 될 수밖에 없다. M2M 표준화 논의가 구체화하면서 국가 차원의 전략적인 대응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사회 = M2M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변화의 시기엔 중요한 전환점이 생긴다. 스마트 세상을 넘어 스마터 세상으로 나아 갈 수 있는 기회인만큼 생태계 참여자 모두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좋은 의견 감사하다.
정리 =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