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이슈] 미래 태양전지

주말을 맞아 북한산을 찾은 김씨. 산 중턱에 도착하자 휴대폰 배터리가 바닥났다.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충전선을 입고 온 등산복 안쪽에 꽂는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솔라X9` 자켓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이 자켓은 별도 태양전지를 옷에 부착하지 않고도 발전이 가능하다. 빛을 받으면 전기를 만들어내는 섬유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햇빛을 전기로 전환하는 효율도 30%를 웃돈다. 가상 소설의 일부 내용같지만 태양전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결실을 맺으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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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섬유

휘고 심지어는 묶을 수도 있는 태양광 섬유가 개발됐다. 지난 6일 `어드벤스드 머티리얼` 온라인 저널에는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태양광 섬유에 관한 논문이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태양광발전이 가능한 실리콘 기반 광섬유가 개발됐고 미터 길이까지 확장 가능하다. 연구진은 사람의 머리카락 두께보다 가는 태양광 섬유를 개발했다. 고압 화학 기술을 사용해 태양광 발전체를 태양광 섬유의 미세한 구멍 안으로 직접 삽입했다.

태양광 섬유는 여러 각도에서 빛을 흡수할 수 있다. 기존 태양전지는 한개의 표면만을 가지고 있어 입사각에 따라 발전 효율이 다르지만 태양광 섬유는 어떤 방향에서 빛이 들어와도 발전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태양광 섬유 개발의 목적이 태양전지 기능과 수명 향상이라고 밝혔다. 이미 몇 미터 길이의 섬유를 제작했고 향후 10미터 이상인 휠 수 있는 태양전지 섬유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다. 태양광 섬유 개발이 진척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응용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전력 생산은 물론이고 바이오메디컬, 화학 관련 제품 개발이 기대된다. 현재 미국 정부가 병사들이 입을 수 있는 군복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기태양전지 건축자재

최근 건축업계 이슈는 에너지 자립이다. 과거 에너지절약형 자재 도입에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태양전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건물에 설치해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태양광 발전이 가장 적합하지만 기존 결정질 태양전지를 설치하는 데는 공간적인 제약이 따른다. 유리창, 건물 외벽 등에 적용 가능한 유기태양전지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유기태양전지는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에는 건축 강철구조물과의 융합이 시도되고 있다. 건물 지붕·외벽 등이 대개 유기물을 코팅한 강철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머지않아 유기태양전지와 결합한 건축자재가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

건물 미관을 해치지 않고 설계자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건물에 적용할 수 있어 건축분야에서는 유기태양전지의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무엇보다 건물지붕과 건물 외벽 등 어디든지 적용할 수 있어 기존 태양전지에 비해 효율적이다. 최근 TSE와 솔라이언스가 손잡고 유기태양전지·강철구조물 개발에 나서면서 제품 개발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건설용 코팅 제품을 공급하는 TSE와 유기태양전지 개발을 추진해 온 솔라이언스의 협력에 산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노기술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는 끊임없이 진행돼 왔다. 같은 면적의 태양전지로 보다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태양전지 개발의 주요 과제다. 최근에는 나노기술을 접목해 태양전지의 효율을 향상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 연구진은 최근 유기태양전지의 효율을 3배 이상 증가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태양광을 흡수하는 나노구조의 금속·플라스틱 샌드위치를 이용해 유기태양전지의 효율을 175% 증가시켰다. 갈륨·비소 등 화합물과 플라스틱을 쌓아 만든 샌드위치 구조의 얇은 막이 빛 흡수율을 높인다. 향후 실리콘계 태양전지에 적용하는데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연구진은 기존 태양전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샌드위치 구조를 착안·개발에 나섰다. 태양전지는 빛을 반사하고 흡수한 빛 또한 모두 전기를 생산하는데 활용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단점이 있다. 나노구조 금속·플라스틱 샌드위치는 이와같은 단점을 보완한다. 빛을 흡수·굴절할 수 샌드위치 구조를 태양전지에 적용할 경우 4%의 빛만 반사하고, 96%의 빛은 흡수한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새로운 시스템을 PlaCSH(plasmonic cavity with subwavelength hole array)로 명명했다. 향후 PlaCSH 태양전지를 벽지 크기의 시트로 제조한다는 계획이다. 넓은 영역에 걸쳐 나노구조를 양각하는 저비용 나노제조 기술인 나노임프린트 기술을 이미 개발했기 때문에 상용화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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