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로 IPTV가 출범 4주년을 맞는다. IPTV는 4년 만에 가입자 600만명을 돌파하며 급속히 성장했고, 콘텐츠 산업 활성화와 디지털 전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투자유발효과, 시장과 일자리 창출 등은 당시 장밋빛으로 제시한 전망에 미치지 못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시장 예상 뛰어넘는 성장=현재 IPTV 가입자는 출범 초기 정부와 시장 예측을 훌쩍 뛰어넘었다. IPTV 출범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2012년 IPTV 가입자수를 289만명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은 2013년 IPTV 가입자를 467만명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IPTV 가입자는 지난 11월 600만명을 기록, 정부 예상치의 두 배가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다른 유료방송사업자들과 비교해도 가입자 증가 속도가 제일 빠르다. 케이블TV는 가입자 600만명이 되는데 7년이 걸렸고, 위성방송은 가입자 300만명을 모으는데 9년이 소요됐다.
가입자 성장에도 불구하고, 도입 초기 고용과 시장창출 기대는 충족하지 못했다. IPTV는 출범 후 5년간 29만개 일자리에 생산액 116조원을 견인하겠다는 목표로 야심차게 출발했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업계는 이 목표에 한참 못 미친다고 평가한다. 직접적인 고용효과를 보면 IPTV사업자는 지난 3년간 총 2조7502억원을 투자해 정보통신분야 7000개를 포함해 1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그쳤다.
◇통신사업과 콘텐츠 산업 활성화=IPTV는 정체된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성장시키는 핵심 역할을 했다. 통신 3사 모두 정체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증가하는데 IPTV가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IPTV와 올레TV스카이라이프 가입자가 급증한 KT는 지난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5.4%나 늘었다. 최근엔 모바일 IPTV를 본격화하면서,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와 시너지도 내고 있다.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도 한몫했다. IPTV 사업자는 2009년에서 2011년까지 콘텐츠에 6000억원을 투자하고, 방송 수신료의 60~70%를 콘텐츠 대가로 지급했다.
PP업계 관계자는 “IPTV가 유료방송사업에 뛰어든 이후 PP들이 받는 수신료가 올라갔다”며 “IPTV 덕분에 다른 유료방송사업자들도 수신료를 조금씩 올려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디지털 전환에도 힘을 보탰다. IPTV는 디지털 방식으로 방송을 송출하기 때문에 IPTV 가입자는 자연스럽게 디지털로 전환한 셈이다.
◇IPTV 가치 재발견=컨설팅 업체 아더D.리틀은 IPTV가 차세대 미디어 소비의 핵심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IPTV가 기술발전으로 사회 발전과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은 국내에서도 나온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IPTV 가입자 600만 돌파는 `IPTV 2.0`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며, 이제까지보다 더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IPTV 잠재력을 활용하면 사회문제 해결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서 “IPTV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사회를 바꾸는 IPTV의 진정한 역할도 이제 막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권건호·전지연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