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친정체제 강화···김홍진 G&E 부문장 승진 등 외부 영입인사 전진 배치

이석채 KT 회장이 외부 영입 인물을 대거 전진 배치, 친정 체제를 한층 강화했다. 외부 인물을 통해 전문성을 보강하고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쇄신하겠다는 이 회장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영입 당시 논란을 야기한 외부 인사의 대약진으로 기존 KT 임직원이 감수해야 할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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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2일 김홍진 G&E(Global & Enterprise) 운영총괄 부사장을 G&E 부문장(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신사업본부(본부장 오세현 전무)·커뮤니케이션실(실장 김은혜 전무) 신설을 골자로 하는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날 발표한 임원 인사·조직개편의 골자는 친정 체제 강화다.

이 회장은 기존 측근을 유임시키는 동시에 외부 영입 인물을 핵심 요직에 두루 배치했다. 이 회장의 경영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우군을 보강하는 진용을 꾸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지난 2010년 9월 KT 합류한 김홍진 G&E(Global & Enterprise) 운영총괄 부사장을 이상훈 G&E 부문장(사장) 후임으로 승진, 발탁했다. 김 사장 승진으로 공석이 된 G&E 운영 총괄에는 지난 7월 KT에 합류한 임수경 전무를 기용했다.

김 사장 승진으로 정성복 그룹윤리경영실장을 포함, KT 사장 4명 중 2명이 외부 인물로 채워지게 됐다. 핵심 요직에는 외부 영입인사가 전진 배치된 가운데 KT 출신으로는 표현명 T&C(Telecom& Convergence) 부문장과 서유열 커스터머(Customer) 부문장 정도만 남게 됐다.

KT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신사업 본부와 사내외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실 신설도 친청 체제 강화로 해석된다. 이를 반영하듯 신사업본부장에 오세현 전무를, 커뮤니케이션실장에 김은혜 전무를 발탁했다. 오 전무와 김 전무는 지난해 1월과 2010년 12월 KT에 합류했다. 특히 40대 초반인 김 전무는 MBC 앵커와 청와대 대변인을 거쳤다.

파격에 파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처럼 외부 인물의 대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정통 KT 인물의 퇴진은 소리없이 이뤄졌다. 이상훈 G&E 부문장이 연말 퇴사할 예정인 가운데 KT 공채 1기 출신인 김성만 부사장을 비롯해 전인성 부사장과 이길주 부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 부사장 등 3명은 KT 자회사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KT가 외부 인물 중용으로 친정체제를 구축했지만 이에 대한 평가와 기대는 유보적일 수밖에 없다. 외부 인물의 약진은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포석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KT 임직원의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하고 내부 불만을 촉발시키는 요인이다.

이 회장 취임 이후 지속된 외부 인물 영입과 전진 배치, 개혁 시도로 인한 `피로감`은 만연해 있다. 그간 이 회장이 추진한 혁신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인사에 대한 내부 불만이 누적되면서 영업 일선의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존 KT 임직원이 혁신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은 물론이고 외부 인물이 그간 보직에 걸맞는 실적을 냈는 지 혹은 `혁신`을 선도할 자격과 역량이 충분한 지에 대한 의구심을 쏟아내고 있다.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로 이어지는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시대에 전문성 논란도 불가피하다.

이 회장이 오는 연말 혹은 내년 초 예정된 정기 인사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회장의 파격 행보가 지속될 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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