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소프트웨어(SW)의 유지관리 대가를 선진국 수준(15%)으로 현실화하기 위해 보안업체가 뭉쳤다.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회장 조규곤) 소속 100여개 보안업체는 지난달 30일 `유지관리 대가 합리화를 통한 국내 보안산업 경쟁력 제고` 정책 건의서를 18대 대선 후보를 비롯한 국회, 정부 주요 관계자에 전달했다.
KISIA는 보안 SW 유지관리는 일반 SW에 비해 수시·긴급패치, 보안 업데이트, 사이버대응훈련 등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드는데도 일반 SW와 같은 7~8% 요율을 적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안정적 기업 활동이 어렵고 기술개발과 해외진출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보안 SW 업체 유지관리 요율은 평균 15% 수준으로 파악된다. 매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유지관리 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국산 SW 업체는 그 절반인 8% 요율을 적용받고 있으며 유지관리 비용은 전체 매출의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영 계획을 수립할 때 선택의 폭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조규곤 KISIA 회장은 “정부에서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연구한 결과 제품의 종류에 따라 유지관리 요율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하지만 보안업계의 바람은 특정한 수치를 정해달라는 게 아니라 정부에서 먼저 유지관리 예산을 늘려 전 산업의 요율 상향을 주도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율 수치는 시장 자율에 맡길 문제라고 덧붙여 말했다.
KISIA 소속 100여개 보안업체는 이날 전달한 정책 건의서를 통해 세 가지 내용을 건의했다. 우선 보안 SW의 특성을 인정해 유지관리 비용 예산을 확대하고, 국산 SW가 외산 SW 대비 불리한 요율 적용 등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최근 정부가 내놓은 `SW유지관리 표준하도급계약서`에서 제시한 제품 업그레이드 `유상 유지관리`도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이면 계약 등을 통한 무상 유지관리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보안 SW 구매 시 최저가 입찰을 지양하고, 보안제품의 성능과 품질 평가를 강화해 우수한 보안제품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유지보수 요율이 현실화될 때 지속적 기술개발이 가능하며 보안산업이 선진화·글로벌화 될 것”이라며 “보안 업계도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등 자정 노력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보보안제품 유지관리 소요비용 및 유지관리 요율
자료:KISIA * 500명 이상 상주인력 규모 공공기관 기준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