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 전력수급에 불편한 구역전기업계

구역전기사업자들이 동절기 전력수급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전력수급 대책으로 구역전기사업자와 민간발전사의 설비자원을 최대한 활용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필요할 때만 구역전기업계를 챙긴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구역전기는 민간사업자가 중소규모 발전설비로 생산한 열과 전기를 특정 구역 내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사업이다. 전력거래소나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발전에서 판매까지 모두 한 사업자가 담당하는 것으로 지역별 분산형 전원 구축을 목적으로 2004년에 등장했다.

현재 구역전기 총 설비규모는 660㎿ 정도로 이 가운데 정부가 올겨울 전력피크시 동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는 설비는 200㎿ 수준이다. 많지는 않지만 순간적인 전력피크시 부하감축으로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구역전기사업자들이 동절기 전력수급 관련 불만을 표출하는 데는 정부가 피크시에만 구역전기를 활용하고 평상시에는 방치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최근 구역전기업계는 고질적인 수익성 악화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급등한 연료비에 비해 판매하는 전기요금은 정체 수준에 있고 연료변동비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160원에 전기를 생산해서 110원에 판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다수 사업자가 적자경영을 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수완에너지가 구역전기사업에서 발전사업자로 업종변경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동절기 전력수급을 위해 발전량을 늘리는 것 자체는 구역전기사업자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다. 계절상 전기와 열수요가 동시에 있고 전력피크로 한전이 비상급전 요청을 할 경우 추가 발전량에 대해서는 ㎾당 300원 가량의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이번 겨울만 넘기면 정부는 다시 구역전기를 방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비피크시 구역전기 설비 활용을 높이기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지만 매번 뒷전이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구역전기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과 분산형 전원 차원에서 민간 중심 발전설비를 구축해 놓고 필요할 때만 쓰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며 “구역전기도 같은 판매사업자로 전력그룹사들과 똑같이 발전 전기를 전력거래소 보내고 판매전력을 전력도매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