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 다다른 `자원무기화`…中, 희토류 업체에 보조금 지급키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를 자원무기화 하려던 중국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보조금을 지급해야 할 정도로 자국 희토류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가격 폭등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업체들이 가격이 폭락하자 힘없이 쓰러지는 모습이다.

막다른 골목 다다른 `자원무기화`…中, 희토류 업체에 보조금 지급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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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듐 가격 추이. (kg 메탈페이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3일 희토류 개발 업체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희토류 채굴에 톤당 1000위안, 희토류 처리에 톤당 1500위안을 각각 지급할 예정이다. FT는 보조금 규모가 연간 4000만달러 정도로 크지는 않을 것으로 추산했다. FT는 “희토류 생산을 규제하던 중국이 중요한 정책적 변화를 단행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희토류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업계 사정이 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희토류 가격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광물 전문 가격동향 사이트 메탈페이지에 따르면 대표 희토류인 네오듐 ㎏당 가격은 지난 4월 170달러대에서 11월 현재 100달러대로 떨어졌다. 란탄 역시 4월 50달러대에서 20달러대로 반토막났다. 다른 희토류 가격도 지난해 중반 최고점을 찍은 후 끝없이 떨어지는 추세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이 14개월 연속 감소할 정도로 글로벌 희토류 수요는 최악의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중국 희토류 생산 업체 300여개 가운데 올 들어 25%가 문을 닫았으며, 가동 중인 업체도 가동률이 30~40%에 불과한 상황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 내몽고포강희토가 일부 공장 가동을 한 달 간 중단키로 했다. 보조금 없이는 나머지 업체도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위기다.

보조금 지급에 앞서 중국 당국은 난립하는 업계 정리에 나섰다. 8월에는 희토류 불법 채취와 보유를 집중 단속해 하루 만에 1000톤의 희토류를 압류하기도 했다. 9월에는 희토류 채광권을 113개에서 67개로 대폭 축소했다. 공급과잉을 가격 급락 원인으로 파악한 조치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중국 희토류 업계가 활기를 되찾을지는 의문이다. 근본적으로 수요국들이 희토류 구입처를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수요국 중 하나인 일본은 최근 카자흐스탄, 인도 등과 연이어 희토류 수입 계약을 체결하며 내년 중순까지 중국 희토류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광물 전문업체 몰리코프가 중단했던 희토류 생산을 재개했다.

희토류 전문 컨설턴팅 업체 임코아의 더들리 킹스노스 컨설턴트는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희토류 양은 향후 5년간 10배 증가해 2011년 6000톤에서 2015년 6만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연초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을 WTO에 제소한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이 이번 보조금 지급에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일본과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 이후 희토류 수출 쿼터제를 도입했다. 이 때문에 희토류 가격이 10배나 폭등하면서 업체 난립이 이어져왔다.


[표] 중국 희토류 관련 일지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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