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뛰게 하라`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지식창조경영의 대가인 일본의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에 따르면 사물은 리얼리티(reality)로 존재하고, 사건은 액추얼리티(actuality)로 발생한다. `관찰`을 통해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 리얼리티라면, `행위`를 통해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 바로 액추얼리티다.
리얼리티는 대상을 객관적인 사물로 바라보는 사물적 현실이지만, 액추얼리티는 사물의 이면에 숨겨진 관계성을 바라보는 관계적 현실이다.
예를 들어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는 사물이지만,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진다`는 사건이다.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처럼 사물 중심의 표현에서는 사과가 떨어진 사실을 본 사람이 그곳에서 제거된다. 즉 주체는 없고 사물만 존재한다.
반면에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진다`는 사건에는 그 사건을 경험한 사람의 주관적 행위가 개입되어 있다. 자신이 사과가 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난 시·공간에 존재했기 때문에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진다는 행위가 생긴 것이다.
“사물은 인간과 관련이 있든 없든 존재하지만, 행위는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성립된다. 관계는 언제 어디서든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여기`에서 형성된다. 따라서 매순간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다.” 노나카 교수의 말이다.
사건을 중심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은 사물과 사물이 특정한 상황에서 만들어가는 역동적인 관계에 초점을 둔다. 사물은 독립된 개체로서 언제나 거기 있지만, 사물과 관계돼 일어나는 인간의 행위나 사건은 언제나 변한다.
사물이 어떤 사건과의 연관성 속에 존재하는지에 따라 동일한 사물도 다르게 이해될 수 있다. 동일한 사물도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에 따라 다른 기능이나 용도로 재개념화된다.
사실 사물도 그냥 거기에 존재하지 않는다. 사물이 거기에 있는 이유와 원인이 있으며, 다른 사물과의 관계 및 특정한 상황적 맥락과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그 사물에는 사람의 사연이 담겨 있다. 사물은 그래서 사람과 더불어 살아오면서 나름의 사연과 역사를 담고 다른 사물이나 환경과의 관계 속에 더불어 존재하는 것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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