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217>자기 계발 패러다임의 전환

여러 가지 책 가운데 전공에 관계없이 누구나 즐겨 읽는 책이 바로 자기 계발서다. 자기 계발서를 많이 읽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인문 고전보다 읽기 쉽고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과 기술을 상황에 따라 처방해서다. 모든 분야에 유행이 있듯이 자기 계발 분야에도 당대의 시대적 배경을 반영하면서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시대의 아이콘이 들어 있다.

이런 점에서 자기 계발서를 시대별로 정리해보면 한 사회의 역사적 흐름과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심리 변화를 읽어낼 수 있다.

초창기 1세대 자기 계발서는 자기반성과 현실을 직시하면서 `정신 차려!`라고 책망하는 책이 장식해왔다.

2세대는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성공한 사람들이 `나 이렇게 해서 성공했어!`라는 성공담을 들려주는 이야기가 주종을 이뤘다.

3세대 자기 계발서는 2세대 자기 계발서대로 행동해 봤는데 실제로 안 되는 좌절감을 맛본 청춘들에게 `괜찮아`라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책들이 대세를 이룬다.

마지막으로 4세대 자기 계발서는 성공과 성과, 속도와 효율보다 느림과 여유, 비움과 나눔을 화두로 삼아 힘을 빼고 남과 나누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공유와 공감을 강조한다. 자기 혼자 잘 먹고 잘사는 독식과 승리를 위한 지나친 경쟁보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남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아가는 미덕과 덕망을 강조하는 책들이 주종을 이룬다.

지금까지 언급한 자기 계발서의 진화는 세대별로 순차적 전개나 발전을 거듭하기보다 각 세대가 공존하면서 당대의 화두 가운데 특정 이슈를 집중적으로 강조하면서 드러나는 사회적 이슈를 다뤘다. 따라서 자기 계발에 관한 하나의 사회적 이슈가 부각되면 다른 사회적 이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것이고 그것이 곧 당대의 베스트셀러를 양산하는 경향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은 4세대가 대세라서 1∼3세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1세대부터 4세대까지 공존하면서 강조점의 차이로 정면에 부각되는 양상이 다를 뿐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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