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신체검사소가 다음달 대구에 첫 입주를 시작으로 전국 10개 혁신도시와 세종시에 입주하는 148개 공공기관이 대부분 오는 2014년말까지 입주를 마무리한다.
공공기관 이전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지역 첨단산업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첨단 IT산업분야 공공기관 이전 현황과 이를 발판으로 기대할 수 있는 지역경제효과를 분석했다.
◇교육과 의료, 환경이 살아숨쉬는 대경권 혁신도시
대구혁신도시엔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정보화진흥원 등 12개 기관이 이전한다.
산단공이 지난해 12월 착공, 현재 16% 공정률을 보이는 등 6개 기관이 건축공사를 시작했고, 한국정보화진흥원과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5개 기관이 다음달 안에 신사옥 설계발주에 들어가 이르면 내년 초 착공한다.
대구혁신도시내 이전 공공기관 직원은 3275명이며, 예산액은 51조 4000억원에 달한다. 이곳엔 특히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구개발특구 등 산·학·연클러스터가 조성돼 첨단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가운데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대구 이전은 지역 선도산업인 IT융복합과 신재생에너지를 비롯, 첨단의료산업 및 로봇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국 혁신도시 중 가장 빠른 95%의 부지조성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김천혁신도시 역시 문화와 교육 기능을 갖춘 자족도시로 건설된다. 지식경제부 재투자기관인 한국전력기술이 지난달 신사옥을 착공했고, 지난해 3월 착공한 우정사업조달사무소도 현재 공정률이 95% 수준이다. 김천혁신도시는 R&D와 정보통신, 그린에너지클러스터 등으로 특화해 자족기능의 산·학·연클러스터로 조성될 전망이다.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동남권 혁신도시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남동발전,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10개 기관이 입주하는 진주혁신도시는 올해 말 기반시설 공사가 끝난다. 지난해 남동발전 등 4개 기관이 착공한데 이어 지난 7월 국방기술품질원도 건축공사를 시작했다.
진주혁신도시는 에너지관련 기관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신재생에너지기반 그린스마트시티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전 기관의 신축 청사를 에너지 절약형으로 짓고, 태양광 발전 설비,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시스템 등도 도입할 방침이다.
에너지관리공단과 한국동서발전, 한국석유공사 등 에너지 관련 기관들이 대거 입주하는 울산혁신도시 역시 친환경 에너지혁신도시로 조성된다.
울산혁신도시에 입주할 10개 기관 중 한국동서발전 등 6개 기관이 신사옥을 착공했고,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2개 기관이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울산시는 혁신도시에 오는 2020년까지 에너지관련 R&D기관, 공공기관 연관 협력사, 산업지원 및 서비스기관, 지식산업센터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4개의 혁신지구로 나눠진 부산혁신도시에는 한국해양연구원과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13개 공공기관이 이전함으로써 해양수산과 금융, 영화영상산업의 중심으로 조성된다.
◇에너지와 농업, 정보통신의 조화, 호남권혁신도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조성 공사는 연내 마무리된다. 한국전력 등 10개 기관이 신사옥 착공에 들어갔고, 나머지 5개 기관 중 3개 기관도 연내에 착공한다. 가장 빠른 우정사업정보센터는 내년 3월 입주예정이다.
한국전력은 오는 2014년 말 입주를 목표로 지상골조공사가 한창이며,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다음달 부지매입과 신사옥 설계를 발주할 계획이다. 한전KPS연수원은 8개월간 진행된 환경부와의 협상을 끝내고 최근 건립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특히 한전은 이전 규모가 1400명으로 공공기관 중 최대이며, 1년 예산도 43조에 달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분석이다. 한전과 한전KPS, 한전KDN 등 전기에너지 관련 기관들이 대거 나주로 이전하면서 스마트그리드 육성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광산업 연구기관이 집적된 첨단산단에 한전과 공동으로 스마트그리드 전문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IT와 BT 신도시 충청권 혁신도시=충북 음성과 진천군에 조성중인 충북혁신도시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기술표준원, 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 11개 공공기관이 이전할 예정이다. 이전 공공기관의 특성에 맞게 충북혁신도시는 IT·BT·태양광 중심의 신도시로 육성된다. 기술표준원 등 3개 기관이 이미 착공식을 마쳤다.
충북혁신도시는 산업용지와 클러스터가 함께 조성된다. 산업용지에는 우수기업을, 클러스터에는 연구기관 및 IT·BT 관련 협력업체를 유치할 계획이다. 충북혁신도시는 특히 오창, 오송단지와 20분거리에 위치해 IT·BT 산업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기초기술 및 산업기술연구회,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토 연구원을 비롯한 총 16개 기관이 이전하는 세종시는 지난 9월 기획재정부에 이어 내년 말까지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정부부처와 함께 줄줄이 이전한다.
◇관광과 국제교류의 중심 강원 및 제주혁신도시
한국광물자원공사와 대한석탄공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을 비롯한 총 12개 기관이 이전하는 강원 원주 혁신도시는 오는 2030년까지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의 초일류 창조형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컨셉트는 건강·생명·관광도시를 지향한다. 현재 공사 진척률은 8개 기관이 공사에 들어가 76.8%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제주혁신도시에는 한국정보화진흥원 연수원 등 12개 기관이 이전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연수원은 다소 늦은 내년 7월 청사 신축에 들어갈 계획이며, 국립기상연구소는 내년 3월 완공 예정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수도권에 과밀화된 공공기관을 지방에 이전해 각 지역에 걸맞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자는 것이 목표다. 특히 첨단산업분야 정부정책을 조율하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해당 지역 신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에 호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혁신도시에 건물만 세우고 실질적인 사업은 수도권에서 이뤄지는 공공기관 이전방식이어서는 안된다”며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혁신도시가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차기정부가 다양한 혜택을 발굴하고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