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는 `기자실 연수`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스터디 모임이 열린다. 얼치기 금융 담당인 기자에게는 여간 고마운 시간이 아니다.
지난주에는 `국제투자대조표의 이해와 최근 동향`을 김영태 국민소득총괄팀장에게 배웠다.
그 전 주에는 중국의 정권 교체에 맞춰 `중국 신지도부의 정책 성향과 과제 전망`을 베이징사무소 부대표 출신인 한은의 대표적 중국통 한재현 국제경제부 과장에게서 생생하게 들었다. 어제와 오늘 읽은 각 신문의 중국발 기사에서 데자뷔를 느낄 정도로 그날 한 과장의 예측과 분석은 적확했다.
이 주 목요일(15일)은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이해`를 주제로 문한근 국제국 팀장이 연사로 나선다. 환율의 기본적 개념과 외환파생상품 등도 소개한단다.
학창 시절부터 늘 헷갈리던 원화 절상과 절하 문제는 물론이고 최근의 키코 사태까지 그 원론을 꿰뚫고 싶은 기자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듯해 내심 기대가 크다.
한은 기자실 연수에 참석하면서 매번 느낀 점은 현재 우리나라 중앙은행 실무진의 능력이나 인품이 밖에서 회자되는 것처럼 그렇게 형편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경영·경제학 석·박사급 출신이지만 시장의 현실과 문제점에도 업계 `선수들` 못지않게 밝았다.
그런데도 한은은 늘 중앙은행 구실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억대 연봉자들이 즐비한 이른바 `신의 직장`에 다니면서도 저축은행 사태나 하우스런 등과 같은 서민경제 문제에 늘 뒷북으로 일관해왔다는 게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다.
최근 미국 경제뉴스 전문 채널인 CNBC는 `세계 최악의 중앙은행 총재`로 13인을 꼽았는데 거기에 김중수 한은 총재도 올랐다. 김 총재가 받은 평점은 최하등급인 C. `시장과의 소통 부재`가 가장 큰 이유였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 브레인들만 모인다는 곳이 한국은행이었다. 조국 근대화 선봉에 섰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던 한은맨들이다.
이들이 빨리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중앙은행원으로서의 긍지도 다시 찾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경제 회복의 단초와 그 가능성도 이들 젊은 한은맨을 통해 확인했으면 한다.
류경동 경제금융부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