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케이스스터디 / 한국야쿠르트 경영계획시스템 `B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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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변화가 클수록 경영 계획 수립 주기는 더욱 짧아진다. 촉수는 더욱 민감해져야 하고 이를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대부분 국민이 온라인과 모바일, TV를 통해 미디어를 접하고 갑작스런 유행과 취향 변화도 종잡기 어렵다.

때마다 전략도 바꾸고 다시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한국야쿠르트가 경영계획시스템 `비즈니스계획시뮬레이션(BPS, Business Planning & Simulation)` 구축을 고민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빠르게 다음 전략을 구사하려면 계획 수립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중요한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해야 했다. 데이터가 정확해야하는 것은 기본이다. 강웅성 한국야쿠르트 이사는 “시나리오 기반의 신속한 경영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의사 결정 기반 시스템이 필요했고 업무 효율성도 높여야 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기반 전략적 경영계획 수립=BPS가 생겨나기 전까지 한국야쿠르트는 해마다 세우는 `내년 경영계획`을 액셀 데이터의 취합으로 해결했다. 아직까지 많은 기업이 유사한 방식을 이용한다. 각 부서에서 판매·생산·운영 계획 등 데이터를 입력해 경영기획팀으로 보내면 수작업으로 취합해야 했다.

데이터 취합을 통한 경영계획 수립에만 3개월이 걸렸다. 각 부서의 과거와 현재·미래 데이터에 대한 기준도 엉켰고 정확도도 떨어졌다. 반면 경영환경의 변화와 변수는 갈수록 커졌다. 한국야쿠르트는 윌·쿠퍼스 등의 발효유와 왕뚜껑·꼬꼬면 등 면류, 비락 식혜·산타페 등 음료 제품 등 종류가 다양한 데다 브이푸드(V-food) 등 건강 기능 식품 시장에 진입해 헬스 케어 회사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직판·시판·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도 다양하다.

석일진 한국야쿠르트 정보시스템팀 차장은 “데이터를 모으고 정확하게 관리하기 위한 단순 집계 시간, 오프라인으로 서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고 보다 중요한 의사 결정과 계획을 빠르게 세우는 데 집중해야 했다”고 당시 업무 환경을 설명했다.

빠르고 정확하게 실적과 계획을 비교 분석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해 경영 변수에 따라 유연성 있게 계획을 변경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석 차장은 “경영 변수가 바뀔 때 마다 다시 경영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경영성과에 어떻게 영향이 미치는가를 정확하게 예측돼야 했다”고 강조했다. 기존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에도 유사 기능이 있었지만 기간계 시스템 인만큼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어려웠다.

이렇게 시작된 경영계획시스템 BPS 개발 프로젝트는 총 6개월이 소요됐다. 2010년 10월 시작된 분석·설계 작업에만 2개월이 걸렸다. 경영 계획 수립 프로세스에 대해 분석하고 정비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석 차장은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경영의 순서인 `계획(Plan)-실행(Do)-점검(See)` 가운데 계획에 가장 취약하다”며 “계획이 가장 중요한 영역 인만큼 과학적으로 잘 세우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4개월간 시스템 개발…정확도 개선 심혈=시스템 개발은 4개월간 이뤄져 지난해 4월 완료했다. 경영계획 전문 기업인 블루비씨가 협력사로 참여했다.

SAP ERP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한국야쿠르트는 경영계획시스템 구축을 위해 오라클의 기업기능관리(EPM) 솔루션인 하이페리온 플래닝과 오라클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솔루션 비즈니스 인텔리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를 도입했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웠던 점 중 하나는 바로 이종 시스템간 데이터 정합도를 높이는 작업이었다. 이 작업은 개발과 운영 이후에도 계속됐다.

다른 시스템에서 불러 온 실적과 계획을 비교 분석해 같은 기준으로 예측까지 이뤄져야 했다. ERP에서 실적 데이터를, EPM에서 계획 데이터를 세워야 하는데 서로 다른 계산법을 사용하는 데이터들을 비교하고 분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본적 실적 데이터들은 ERP에서 불러오면서 임원정보시스템 등 의사결정을 위한 각종 시스템에도 데이터를 보내야 한다.

최은영 한국야쿠르트 정보시스템팀 대리는 “ERP 시스템과 BPS간 신뢰할 수 있는 값을 얻기 위한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며 “표준화된 기준을 만들고 데이터 취합과 검증을 거듭 반복해 정확도를 높여 나갔다”고 말했다.

각종 예측 기준에 대한 신뢰도는 갈수록 높아졌다. 석 차장은 “예컨대 제품 원가라 치면, 한 달에 한 번씩 원가를 계산하는데 과거에 계산된 제품 원가가 우리가 예측한 원가와 차이가 크지 않아야 했고 기준에 따라 계산된 값을 계속 검증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전략과 프로모션 신제품 개발 등 다양한 향후 계획 예측 기준을 정교화하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더 정확한 데이터 입력을 위해 `체크리스트`를 통해 단계별로 데이터를 점검하고 다음 단계를 이행하도록 개선하기도 했다.

석 차장은 “판매부터 생산, 자재구매계획, 유통 및 투자계획 까지 약 5가지 계획이 한 곳으로 모여 경영계획을 만들어 지다 보면 앞뒤의 작업과 데이터가 정확히 지켜져야 한다”며 “각 단위계획에 있는 예측기준과 기본정보들의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3개월 마다 시나리오 경영 탄력=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BPS는 모든 부서가 경영 계획을 입력하고 한 눈에 볼 수 있는 한국야쿠르트의 핵심 경영 시스템으로 자리했다. 기존 대비 경영 계획 수립 시간이 절반 가량 줄었다. `언제, 어떻게, 얼마나` 판매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보다 정확해졌다.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경영 상황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

한국야쿠르트는 3개월마다 시황을 점검하고 롤링플랜을 통해 경영계획을 다시 수립한다. BPS는 바로 이러한 분기별 시나리오 경영의 핵심 툴로 활용되고 있다. 이어 손익 예측에서 더 나아가 재무 상황에 대한 예측을 보다 체계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지속 업데이트해 나갈 계획이다.

더 나아가 BPS를 한 축으로 삼아 큰 틀의 전략적 경영 관리 시스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내년 이후 균형성과지표(BSC)에 근거한 성과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BPS와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체계적 경영 관리를 위한 양대 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다. 성과관리 시스템 구축의 골자는 개인과 조직의 성과를 관리하고 이를 회사의 목표와 일치시킬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다. 각 조직 단위의 전략 아래 핵심성과지표(KPI)를 정의하고 그 KPI에 대한 달성목표와 실적을 시스템화해 모든 조직이 성과를 내고 있는지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석 차장은 “성과관리 시스템이 완성되고 나면 경영계획을 지원하는 IT인프라 기반이 갖춰져 전략적 경영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