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윤덕권 한국애질런트 사장

“새로운 조직은 변화가 필연적입니다. 그러나 큰 변화보다는 작은 개선을 모아 혁신을 이루고 싶습니다.”

윤덕권 사장(53)은 취임 이후 전자신문과 진행한 첫 인터뷰에서 한국애질런트의 변화 방향을 단 두 마디로 정리했다. 안정 속 변화, 즉 조직 구조를 흔들지는 않되 업무 시스템은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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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나폴레옹`으로 불리는 베트남의 명장 보 구엔 지압 장군이 선호했던 전략이다. 큰 성공을 쟁취하려면 다소 무리가 따른다. 반면 작은 성공을 모으면 결국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사장의 경영 스타일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윤 사장은 삼성HP로 입사해 HP에서 애질런트가 분사한 지금까지 약 25년 근무했다. 엔지니어로 시작해 영업 등 다양한 실무를 거쳤고, 이 달 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가 사장 취임식에서 내건 슬로건은 `KOREA`다. K(knowledge)·O(opportunity)·R(recognition)·E(enthusiasm)·A(Attitude), 즉 전문 지식으로 무장해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칭찬과 보상하는 문화로 열정적이고 시장을 리드하는 태도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미다.

“우리가 세계 최고 계측기 회사라는 자부심 이면에는 자만심이라는 독버섯이 싹트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한국 시장이 급성장한 덕분에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 충분했지만, 앞으로는 공격적으로 시장을 리드해 나가겠습니다.”

최근 IT융합이 활발해지면서 계측기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삼성 등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늘린 대신 국내 투자는 줄이고 있다. 연구소용으로 사용되던 계측기가 생산라인에 적용되면서 원가 경쟁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애질런트는 원가 경쟁력 개선을 위해 글로벌 생산 거점을 말레이시아 패낭 한 곳으로 모았다. 비싼 장비, 연구소용 장비라는 애질런트 브랜드 이미지도 바꾸고 있다.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한국애질런트 실적은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그러나 성장세가 둔화돼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윤 사장은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 위주로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LG 등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선전하는 대기업과 정부 연구소 등 경기 민감도가 낮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자동차 시장은 향후 한국애질런트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연구개발 및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자동차는 이미 기계 산업이라기보다는 전자 산업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차량 내·차량간 통신뿐 아니라 충돌 방지 등 여러 분야에 IT가 적용되고 있죠.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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