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세계 원전 르네상스의 열기를 식었지만 국내 중소기업들은 원자력 및 방사선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약 30여개의 중소기업들이 참가해 신제품과 기술을 뽐냈다. 특히 비파괴 검사장비, 방사선량 측정기 등 방사선 분야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경도양행, 나우, 레이나 등이 비파괴 검사장비와 초음파 검사장비 등을 선보였고 디메디, 디알젬, 뮤리시스 등이 의료용 방사선 장비를 전시했다. 방사선 방호 및 방사능 오염 측정 분야에서는 브이에스아이, 신기사, 엔바이로코리아 등이 참가해 식품방사능 오염측정기, 개인용 선량계 등을 선보였다. 이밖에 원자로 볼트 체결기, 방사성 동위원소 제품, 감마 핵종 분석기 등 다양한 원자력·방사선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행사에 참가한 중소기업들은 이번 엑스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원자력·방사선 시장의 해외 진출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이들은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방사선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졌지만 오히려 시장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불안감만큼 이에 대해 대비하고 방어하는 안전부문과 관리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자력 시설 출입통제 시스템을 선보인 에스에프테크놀로지는 일본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일본 바이어들과의 미팅 계획이 잡혀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 시장에서의 관련 제품 요구기술 수준이 높아져서 중국 등 저가제품들과의 경쟁이 줄어든 것도 기회다. 지훈 에스에프테크놀로지 부장은 “방사선 방호에 대한 안전의식과 기술수준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한국기업들에는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일본 시장의 신규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IT와 방사선 기술을 융합한 제품을 선보인 기업도 참여했다. 엔바이로코리아는 초소형 방사선 피폭선량계와 함께 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한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을 통해 피폭선량계의 수치를 원격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제품이다. 기존 해외 제품 대비 가격도 3분의 1가량 저렴해 디자인과 크기,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원자로 볼트 체결기를 선보인 무진기연은 관련 기술을 일반산업으로 확대한 사례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고리원전 3·4호기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용 APR1400 원자로의 볼트체결 기술을 일반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비를 소개했다.
조만희 무진기연 기술개발팀 차장은 “원전 한 분야에서의 비즈니스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지만 이를 응용하고 융합하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말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원자력·방사선 기술의 응용연구 지원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