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주 이투커뮤니케이션즈 대표(khj@estorylab.com)
큐레이션 서비스는 SNS와 연동돼 자신이 선택한 콘텐츠를 픽업과 동시에 공유가 가능하다. 내가 관심 있는 유용한 정보를 픽업해 나와 관계된 소셜 친구와 공유해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얻고 평가를 받는 등 소셜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콘텐츠 중심의 활동은 관심사· 취향· 생각 등이 비슷한 사람과 연결을 가능하게 하고, 연결을 통해 지인이 공유하고 추천하는 콘텐츠를 신뢰하게 된다. 한마디로 나와 비슷한 성향의 지인이 추천하는 콘텐츠에 더욱 반응하고 상품이나 정보를 취득하는 횟수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이미지 기반 큐레이션 서비스인 핀터레스트의 경우에도 사용자의 21%가 핀터레스트에서 본 아이템이나 제품 등을 실제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큐레이션을 통해 추천되는 제품에 대해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기업 역시 콘텐츠를 찾아내고 구별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파워 큐레이터`를 활용하거나 흥미를 이끄는 큐레이션 콘텐츠 확보로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큐레이션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핀터레스트에 계정을 개설하고 광고 이미지를 이용한 티징 페이지를 만들었고, `핀잇(pin it)` 카드를 제작해 오프라인에서도 핀을 꽂을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하는 등 기업 브랜딩에 초점을 맞춘 큐레이션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핀터레스트 보드 특징을 이용해 애니메이션 효과를 만들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패션의류 업체, 자동차업체 등도 초기부터 핀터레스트를 이용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 큐레이션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 콘텐츠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기업이 갖고 있는 콘텐츠를 픽업하고 공유하는 기본 마케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용자가 이미지나 영상 등에 반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의 직접적인 큐레이션 활동이 사용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거나 소비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스탠포드대 사회학 교수인 마크 그라노베터(Mark Granovetter)는 기업 마케팅이 `직접적인 관계(Strength tie)`를 통한 메시지 전달보다 `느슨한 관계(Weak Tie)`에 있는 고객에게 메시지가 전달되었을 때 진정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했다. 이때 3, 4단계 관계망으로 마케팅 메시지가 도달하기 위해서는 결국 중간 단계에 있는 고객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큐레이션 마케팅은 기업이 아닌 고객 또는 제3자가 제품의 우수성 및 효과에 대한 기업의 메시지를 거부감 없이 비슷한 성향의 사람에게 공유하게 만든다. 여기에 고객의 협업과 집단지성이 더해지면 또 다른 마케팅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기업의 일방적 메시지 전달이 아닌 고객의 자발적 참여와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위키 마케팅`으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