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쉬운 곳이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와 일본을 거쳐 대만에서 IT업체 싱크시티를 창업한 윤영택 대표의 말이다. 그가 대만에서 창업이 쉽다며 든 사례는 바로 `창업 자금` 조달이다. “창업자가 금융지원을 받는 게 무척 쉽습니다. 대만 중소기업청과 은행이 협력해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데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대부분 지원합니다. 자금 규모도 200만 대만달러(약 7500만원) 수준으로 이자율은 1% 정도입니다.”
싱크시티는 대만 타텅그룹이 운영하는 인큐베이터센터에 입주해 있다. 재계 10위권인 타텅그룹은 가전과 통신 분야를 주력하며 대학도 함께 운영한다. 대만은 중소기업이 산업을 주도한다. 그래서 창업이 강조된다. 대학뿐만 아니라 성공한 기업도 창업에 관심을 갖는다. 대학과 지자체, 기업 등이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는 이유다.
윤 대표는 “이곳은 한국과 비교해 창업기업을 많이 챙긴다”며 “인큐베이터센터에서 회계·법률 자문은 물론 마케팅 지원도 받는다”고 소개했다. 대만 스타트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인식이 강하다. 인구가 2300만명에 불과한 반면 광대한 시장인 중국과 교역은 날로 증가해서다. 여기에 대만 빈부차가 날로 심화하는 것도 요인이다. 시장이 크지 않은데 빈부차가 크자, 타깃 시장은 더 적은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스타트업에게는 오히려 기회와 도전요소가 된다.
“시장이 작다보니 신생 기업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일본이나 미국 시장을 봤다면 지금은 중국시장을 주로 봅니다.”
실제로 기업인 200만명 가량이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인구 10%가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셈이다. 윤 대표도 “대만을 타깃시장으로 보지 않는다”며 “대부분 업체는 이곳에서 필드테스트만 하고 중국에서 매출을 올린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싱크시티는 위치항법장치(GPS) 기반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 중이다.
창업경진대회가 많은 것도 대만의 창업에 대한 열의를 알 수 있다. 윤 대표는 “소프트웨어 경진대회가 두 달에 한번 정도 계속 열린다”며 “중소기업청은 물론 대기업, 정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경진대회를 개최한다”고 소개했다. 정부의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도 보통이 아니다. 중기청은 기업과의 좌담회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한다. 업계 애로를 파악해 개선하기 위해서다. 윤 대표는 “중기청에서 두 달에 한번 정도 `어려운 것은 없느냐`는 전화를 받는다”며 “처음에는 정부 자금을 쓰지 않았는데 `자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전화를 받아 놀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