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발전 사업 올 스톱, 사업허가 기준이 없다

국내 대규모 조력발전 사업이 위기에 빠졌다. 지자체 및 관련부처의 반대와 환경영향성 등의 문제로 사업계획안이 연이어 반려되고 있다. 발전업계에서는 지난 4월 가로림조력발전의 환경영향평가서 반려에 이어 이달 인천만조력발전의 공유수면 기본계획까지 반려되면서 사실상 조력발전사업은 추진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자조적 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16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추진 중인 4개 조력발전 사업은 모두 정체상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개 조력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인천만조력(1320㎿), 중부발전의 강화조력(840㎿), 서부발전의 가로림조력(520㎿), 동서발전의 아산만조력(254㎿)이다. 모두 준공될 경우 원전 3기 분량의 설비 규모로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지만 어느 하나 진척되고 있는 곳이 없다.

발전사들은 조력발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의무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가로림과 인천만이 인허가 장벽에 막히면서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가로림과 인천만은 향후 국내 조력사업 향방을 가늠할 일종의 바로미터였다. 가로림은 4개 사업 중 유일하게 조력발전소 방조제 건설 관련 허가인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을 받아놓은 설비로 착공이 가장 유력시되었지만 환경부 환경영향평가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인천만은 세계 최대 규모 조력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한수원 자체적으로도 신재생의무량 확보 대안으로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발전업계 관계자들은 조력발전 사업의 심의와 승인에 있어 판단 기준이 될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시화조력의 경우 시화방조제가 기 설치된 상황에서 수질개선 등의 명분과 함께 추진된 사업이지만 방조제를 새롭게 건설하는 조력발전에 대해서는 사례가 없는 만큼 부처간 협의와 환경성 검토에 적정선을 긋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여기에 평가 자문을 위한 전문가 인력도 수시로 교체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련 심위위원회와 평가 전문가단으로 참여하는 교수진들이 항시 바뀌고 바뀔 때마다 요구항목과 적격여건이 변화해 사전 추가사항을 반영한 시행계획도 승인을 확신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보니 승인을 요청할 때마다 변수가 생기고 매번 추가 검토사항만 생긴다”며 “각 평가항목에 대한 적정선이 없을 경우 계속되는 추가 개선조치 요구로 조력사업이 무한정 연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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