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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하반기 출시한 최고급형 냉장고가 최고 판매실적을 구가하고 있다. 400만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우수한 프리미엄 제품은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수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프리미엄 냉장고 `지펠 T9000`은 지난 7월 4일 출시이후 회사가 예상했던 판매고를 뛰어넘는 대박행진을 펼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이 3개월만에 3만대 이상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 10월 출시한 `그랑데 스타일시리즈`의 동일 기간 판매량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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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업계 최초로 냉장실과 냉동실을 T자로 나눠 와이드 상냉장, 서랍식 하냉동 방식을 택했다. 트리플 독립냉각, 스마트 에코시스템도 갖췄다.
LG전자가 세계 최대 용량임을 강조하는 910리터급 `디오스 V9100` 냉장고도 빠른 속도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이 제품이 출시 50일 만에 2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최고 인기 상품 반열에 올랐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올초 출시해 인기를 끌었던 직전 모델인 870리터 양문형 냉장고와 비교해도 출시 후 50일간 판매량이 40% 이상 많다.
삼성과 LG의 프리미엄 냉장고는 각각 판매가격이 399만원, 439만원에 해당하는 고가 제품이다. 올해 내수 가전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많지만 두 제품 모두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두 회사가 대립각을 세웠던 `냉장고 용량 논쟁`도 두 제품의 판매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삼성과 LG는 이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철저한 소비자 설문을 거쳤다. 이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 기획이 기록적 판매고의 원천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지향적 제품 개발을 목표로 수개월간 사전 조사를 거쳤다. 냉장실을 상단에 배치한 것도 소비자 필요를 반영한 결과다. LG전자도 주부 평가단을 운영, 소비자 요구를 상세히 파악해 `멀티수납코너` `반찬이동선반` 등 여러 수납편의 기능을 적용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프리미엄 냉장고 판매 호조는 명품 가전의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