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이요? 결국 `혁신`입니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필요한 덕목이지요. 그러니 대기업만 가려고 하지 말고 젊은 학생일 때 도전을 하세요. 실패를 해도 큰 일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마르쿠 마울라(Markku Maula) 알토대 경영학과 교수는 창업 대신 대기업 취직만 바라보는 한국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부탁에 이렇게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지난해 알토 벤처 프로그램(AVP)을 알토대에 도입했고 그곳에서 기업가정신을 가르치고 있다.
다소 소심해 보이는 외모를 가진 그였지만 생각과 말은 거침이 없었다. 그는 AVP 핵심 가르침이 `대담함`이라고 했다. 경험과 자본이 없다고 해서 주눅이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도전한다면 다양한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AVP 장점에 대해서는 “과학과 영어·화학·전자·컴퓨터공학·디자인·경영 등 다양한 분야 학생과 교수들이 협력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토대는 20년 이상 기업가정신을 가르쳐 왔지만 알토ES, 알토 벤처 프로그램(AVP) 등이 도입된 것은 2~3년밖에 안 된 일이다. 정부와 민간이 투자에 앞장서며 스타트업 창업을 독려하고 나선 것은 최근 일인 것이다. 마울라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최근의 노키아 사태를 거치면서 사람들이 대기업의 위험성을 알게 됐다”면서 “벤처기업이 국가 경제 기여도가 높고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노키아에서 10년 이상 글로벌 경영을 경험한 인재들이 대거 배출되면서 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벤처기업으로 승화시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키아를 포함한 핀란드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낙관적 견해를 보였다. “핀란드는 산업이 다원화된 나라입니다. 노키아가 국가 기반을 흔들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노키아 사태가 뉴스거리는 되지만 실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예전에는 노키아가 핀란드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비중이 작아졌기 때문이죠.”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