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86>극한의 `사막`에서 새로운 `사유`가 시작된다!

사유의 오아시스에서 목마른 현대인들에게 한 줄기 빛과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산은 언제나 거기 있지만, 사막은 여기 있다가 저기로 순식간에 옮겨질 수도 있다. 그만큼 사막은 산에 비해 불확실성이 높고 미래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 등산하는 사람에게는 시계가 중요하지만 사막을 건너는 사람에게는 나침반이 중요하다. 등산하는 사람은 시간을 다투는 속도가 중요한 변수지만, 사막을 건너는 사람에게는 속도보다 방향 설정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방향 없는 속도는 곧 죽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등산하는 사람에게는 `시간(時間)`이 중요하지만 사막을 건너는 사람에게는 `시각(視覺)`이 중요하다. 등산하는 사람은 제한된 시간이나 기후가 허락하는 시간 안에 정상이나 일정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면 위험천만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에 사막을 건너는 사람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람과 모래의 움직임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결정하는 시각에 따라 생사가 결정될 수 있다.

사막을 건너는 사람에게는 단기 목표보다 장기적 시각과 관점에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오늘 가지 못한 목표량은 내일 가면 된다. 사막을 건너는 사람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방향감을 잃지 않는 것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만 잊어버리지 않으면 언제라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사막을 건너는 사람은 가던 길이 막히면 옆으로 돌아가고 급할수록 돌아가는 우회 전략을 사용한다. 때로는 심각한 모래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전진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난국, 위기, 곤란, 역경, 시련이 상존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등산으로 정상을 정복하는 전략보다 사막 건너기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전략이 더 유용하다.

언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상황에서 불완전한 인간은 불확실한 미래를 너무 확실하게 알고 거기에 맞는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 차근차근 하나둘 단계적으로 달성하는 전략보다, 궁극적인 목적의식과 자신의 존재이유에 문제의식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목적의식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서 기회를 엿보는 사람에게는 언젠가 때가 온다. “사람은 다 때가 있는 법”이라는 어느 목욕탕 간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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