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자원과 농산물에 의존하던 남미 경제가 스타트업에 눈 뜨기 시작했다.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모바일 경제가 스타트업에 자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멕시코와 칠레 등 라틴 아메리카(남미) 지역에서도 스타트업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고 올싱스디지털이 13일 보도했다.
멕시코에 위치한 벤처캐피털 알타 벤처스는 최근 7000만달러 규모 벤처 펀드를 조성했다. 이는 멕시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알타 벤처스는 이 자금을 자국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주 아르헨티나 NXTP와 브라질 21212닷컴 등 2개 스타트업 육성기관이 20개가 넘는 남미 지역 스타트업을 이끌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설명회는 현지에서 “남미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를 침공(invade)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칠레 정부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양성 프로그램 `스타트업 칠레`가 최근 자금 지원 대상업체를 모집했을 때 37개국에서 1500개가 넘는 기업이 참가지원서를 제출했다.
인수합병(M&A)에 인색한 남미 지역에서 서너 달에 두 번꼴로 스타트업 M&A가 일어나는 등 남미 주요 국가에서 스타트업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에너지나 광물, 농산품 등 1차 산업에 주력하던 남미 국가에서 IT 관련 스타트업 창업이 유행하는 것은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글로벌 주요 소셜미디어 이용 국가 상위 10위 가운데 5개 이상이 남미에 위치해 있다. 남미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2013년 69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10년 전보다 50배가 커진 규모다.
멕시코 휴대폰 이용률은 2013년 10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 국민의 20%에 해당하는 2000만명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남미 온라인 광고 시장 규모는 2014년 4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남미 지역이 스타트업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각국이 처한 정치·경제적 장벽을 넘어야 한다. 멕시코는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고 브라질은 스타트업을 포함해 중소기업을 지원할 만한 인프라가 열악하다.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좌파성향이 강한 국가들은 미국 자본 영향력이 큰 스타트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보이지 않는 장벽부터 허물어야 한다고 스타트업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