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가좌동에 사는 서홍하씨는 8월 전기요금(7월17일~8월16일) 고지서를 받아보고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총 사용량 604㎾h.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약 21만원을 납부해야 하는 사용량이지만 고지서에는 6만7000원이 찍혀 있었다.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잦아 걱정을 했지만 기우였다.
모두가 전기요금 폭탄으로 가슴을 졸일 때 서씨가 전기요금 걱정을 날려버릴 수 있었던 것은 지난 5월 자신의 주택 옥상에 설치한 3㎾ 태양광발전설비(한 달간 가동하면 4인기준 일반가정의 평균전력사용량인 300㎾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 때문이다.
서 씨는 여름·겨울철 냉·난방비용 부담으로 수년전부터 태양광발전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홈 100만호 사업으로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서씨는 총 설치비 1100만원 가운데 정부·지자체보조금으로 약 600만원을 받고 자기부담으로 500만원을 투입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6월분 전기요금(5월 17일~6월 16일)은 560원, 7월분 요금은 9700원에 불과했다.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12시부터 2시 사이 발전량 또한 최대치를 기록해 전력피크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갖게 됐다.
서씨는 “대가족으로 여름·겨울 냉난방전력소비가 큰 점을 감안하면 약 5년이면 투자비를 모두 회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전기사용량이 많은 지인들에게 태양광설비를 들이라고 적극 추천할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씨처럼 전기요금 부담으로 태양광발전설비를 도입하는 주택도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가 실시하는 그린홈 100만호 사업이나 각 지자체별 사업이 점차 알려지면서 민간 참여가 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그린홈 추가 수요에 발맞춰 `2012년도 그린 홈 100만호 보급사업` 추가 지원에 들어갔다. 태양광 보조금은 약 50억원으로 오는 27일까지 접수한다. 고시단가는 1170만원으로 정부 보조금은 3㎾ 기준 411만원이다. 10%의 지자체 지원금을 받으면 자기부담은 500만~700만원대로 떨어진다.
서울시가 자체 실시하고 있는 `2012년도 서울시 주택 태양광설치 자체 지원사업`은 10월 접수완료를 앞두고 있다. 고시가격 975만원의 40%인 390만원을 지원해 자부담은 580만원대다. 총 600가구를 지원하며 현재 500가구가 신청했다.
이인근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최근 유례없는 폭염으로 전력사용량이 늘면서 태양광발전에 대한 민간의 관심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며 “가정에선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고 국가적으로는 전력피크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어 태양광발전주택 보급을 더욱 활발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