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자원 보고이자 환경 보전의 보루인 북극권 자원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도착, 쿠피크 클라이스트 자치정부 총리와 면담했다.
양국은 `자원협력 양해각서(MOU)` `광물자원협력 MOU` `지질연구협력 MOU` `극지과학기술협력 MOU` 4개의 자원·과학기술 협정을 교환했다.
우선 지식경제부와 그린란드 자치정부 산업자원부 간에 체결한 자원협력 MOU는 그린란드 공동 자원지질 조사, 자원탐사 기술개발, 투자 촉진 등의 내용을 담았다. 정부는 양국 간 공식 협의채널을 개설해 향후 장기 협력 관계 구축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또 한국광물자원공사와 그린란드 국영 광물기업 `누나 미네랄스(NUNA Minerals)`, 지질연구원과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조사소(GES)가 각각 `광물자원협력 MOU` `지질연구협력 MOU`를 교환했다. 이는 양국 간 희토류와 리튬 등 희귀 광물자원 탐사·개발 등을 위한 것이다.
한국 극지과학기술연구소가 덴마크 오후스 대학교와 `극지과학기술협력 MOU`도 교환함으로써 북극의 기후, 지질, 생물, 해양, 빙하 등에 대한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반도 10배 크기의 그린란드는 막대한 석유·가스가 묻혀 있을 뿐만 아니라 희토류, 리튬 등 전략 광물도 풍부해 미국,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일본 등이 개발 주도권을 쥐기 위해 협력 각축전을 벌이는 곳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 지역에 미 발견 석유 매장량의 13%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수치로 따지면 최소 400억∼1600억배럴에 해당하는 것으로 연간 전세계 석유 소비량 300억배럴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희토류도 세계 수요량의 25%를 차지하며, 그린란드 남부 2곳은 세계 10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