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TV 사업 성공 DNA를 생활가전에 심기 위해 별도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다.
9일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은 `PID(프로덕트 이노베이션 디벨로퍼먼트)` 조직을 새롭게 꾸리고 전 제품군에 대한 혁신 활동에 돌입했다.
윤부근 사장은 지난해 12월 TV사업에 이어 생활가전 부문을 총괄하게 되면서 생활가전 부문에 TF 형태의 PID 조직을 신설했다.
PID는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소비자 사용 패턴을 면밀히 연구해 전혀 다른 성능과 디자인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타사 제품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제품 연구개발과 디자인은 국내 인력 위주로 진행해왔으나 기존 삼성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방면으로 활용하도록 영역을 확대했다. TV 사업이 인도, 미국 등 전 세계에 걸친 연구개발(R&D)센터 인력과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생활가전도 폭넓은 인재풀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기술, 성능, 디자인을 반영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대형 백색가전은 물론 소형가전인 청소기까지 새로운 혁신 제품 개발을 목표하고 있다. 이미 주요 백색가전은 디자인, 성능, 공간 활용 등에서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지만 청소기, 전자레인지 등 소형 가전은 유수 해외 브랜드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기는 세계 시장에서 밀레, 다이슨, 보쉬 등 전통 유럽 가전 브랜드가 강세다. 국내에서도 유럽산 프리미엄 청소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위기다.
삼성전자는 로봇 청소기 프리미엄 모델 위주로 수출하고 있다.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아이로봇(약 60%)에 이어 2위(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나 격차가 크다. 일반 진공청소기는 유럽 브랜드의 강세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부문 관계자는 “PID 활동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체 생활가전 제품군을 혁신하기 위한 돌파구”라며 “당장 올 연말 선보이는 신제품부터 PID 성과가 반영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 창조성을 강화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워낙 유럽산 청소기가 국내외에서 인기다보니 윤부근 사장이 청소기 사업에 각별히 관심을 갖고 있고 직접 의견을 제시할 때도 많다”며 “다이슨이 일으킨 돌풍을 잠재울 만큼 전혀 색다른 성능과 디자인의 제품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