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케이스스터디]한국서부발전 `지능형 예측분석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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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의 지능형 예측분석시스템(iPAS) 구성도.

한국서부발전은 최근 몇 년간 터빈 물유입, 보일러 튜브 파일 등 설비 고장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회사는 설비 고장 전 사전조치로 심각한 사고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이에 한국서부발전은 최근에 발생된 설비 고장 사례를 분석, 기존 조기경보시스템의 한계점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운영해온 조기경보시스템은 설비에서 발생되는 경보 발생 시점을 단순히 조금 빨리 발생하도록 기준값을 조정하거나, 제어 신호를 분석하는 수준이었다. 즉, 단순 제어 설비의 기준값만 넘게 되면 무조건 조기경보가 울렸으며, 설비의 문제 정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다양한 외부 환경에 의해 기준값을 넘나드는 경우는 자주 발생했는데, 그때마다 경보가 울렸기 때문에 중앙제어실 근무자들의 피로도 역시 증가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설비들을 그룹화해 놓지 않아 조기경보시스템이 울려도 정확한 고장 원인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한국서부발전은 이처럼 제어 설비를 통해 발생되는 단순 경보가 아닌 예측 감지를 통한 사전조치를 할 수 있는 예측분석시스템이 필요했다. 이에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설비 관리 체계를 갖추기 위해 한국서부발전은 기존 조기경보시스템을 새롭게 재구축했다.

왕민석 한국서부발전 차장은 “단순 제어설비를 통해 발생되는 조기경보의 단점을 보완하고, 오랜 운전 경험을 반영한 최적화된 로직을 활용해 예측감지를 통한 사전조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면서 “특히 경험이 부족한 신입사원들의 운영 미숙에 따른 어려움도 같이 해결하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운전원들의 경험을 시스템에 반영=한국서부발전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스템 재구축을 검토하다 지난해 10월 본격적인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총 10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 8월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다. 적용 솔루션으로 오에스아이소프트의 `파이에셋프레임(PI Asset Frame)`과 `파이 프로세스북(PI ProcessBook)`이다. 개발업체로는 에이드가 참여했다.

한국서부발전이 이번에 구축한 `지능형 예측분석시스템(iPAS)`은 크게 `조기경보엔진`과 `조기경보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이들 시스템은 운전원들의 경험을 그대로 반영해 경보로직을 만들어 예측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구현했다.

시스템에 적용된 `파이에셋프레임(PI Asset Frame)`이란 솔루션은 기존에 구축돼 있던 파이시스템(PI System)에서 설비간 그룹화하거나 관계성을 부여해 주는 역할을 한다. 파이시스템은 오에스아이소프트의 실시간 데이터베이스로, 현장에서 생성되는 대용량의 설비 데이터를 최대한 빨리 저장해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즉 기존 파이시스템에 쌓인 데이터를 고차원으로 예측분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파이에셋프레임이다.

개발을 담당했던 김재훈 에이드 차장은 “오에스아이소프트의 `파이에셋프레임`은 설비를 그루핑하고 관계성을 부여하면서도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지원하는 솔루션”이라면서 “굳이 오라클과 같은 비싼 실시간 DB를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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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민석 한국서부발전 차장

◇본사에서도 원격으로 데이터 실시간 확인=한국서부발전은 이번에 `지능형 예측분석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단순한 경보 설정값이 아닌 그 동안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고장 사례를 분석했고, 그 노하우를 가지고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러한 알고리즘 기반에서 조기경보가 발생되도록 했기에 `지능형`이라는 표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서부발전측은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알고리즘 구현 과정을 꼽았다.

왕 차장은 “기계, 전기, 제어, 운영 각 분야 전문가를 한자리에 모아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고 시간도 많이 소요됐다”면서 “하지만 그만큼 시스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고, 새로운 조기경보시스템에 대한 담당자들의 변화관리도 한결 수월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서부발전은 `파이 프로세스북`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중앙제어실을 가지 않고도 설비 데이터들을 자신의 PC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한국서부발전은 태안화력, 평택열복합화력, 서인천복합화력, 군산복합화력 등 4개 발전소의 설비 온도 및 압력 등의 설비 데이터를 본사에서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구현했다.

한국서부발전은 이번 iPAS 개발로 보다 더 섬세하게 설비 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기존에 호기별·시스템별로 분산된 시스템들을 모두 통합했으며, 이를 구조화하고 계층화했다. 이를 통해 기존 시스템과 iPAS의 자료를 같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즉, 과거의 운전 패턴과 비교해 현재 운전치의 변화된 값을 추적해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왕 차장은 “iPAS는 한국서부발전의 발전운영 체계를 보다 전문화하고 고도화시켰다”면서 “앞으로도 보다 안정적으로 설비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왕민석 한국서부발전 차장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보통 예측진단시스템은 전문가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일반 다수의 직원들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인지하고, 필요한 경우 분석도 가능하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파이 프로세스북(PI ProcessBook)`이라는 별도의 사용자 전용 프로그램을 구축해, 중앙통제실에 가지 않아도 원격에서 자신의 PC에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기능 추가 및 고도화 계획은.

△오래전에 도입된 `발전설비 성능관리시스템`에서 성능이 저하될 경우에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곧바로 확인이 가능하나 왜 성능이 나오지 않는지는 분석할 수 없었다. 이에 이번에 구축한 iPAS를 연계해 보다 더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고도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단 한 건의 고장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유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다른 기업에 조언을 한다면.

△고장 사례에 대한 원인 분석을 충분히 해 고장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적절한 알고리즘 로직을 준비해야 한다. 알고리즘에 사용되는 로직 심벌, 수식, 규칙 등에 대해 제어설비 제조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때문에 부서별로 다르게 사용하는 것들을 사전에 통일해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고 혼선을 미리 방지하는 것이 좋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