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알뜰폰' 생각보다 비싼 이유 알고보니…

도매가 산정 어렵고 마케팅 비용도 빠듯해

“왜 알뜰폰이 알뜰하지 않지?”

최근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인 CJ헬로비전과 에넥스텔레콤이 롱텀에벌루션(LTE)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프리텔레콤·에버그린모바일도 내달 LTE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MVNO 사업자의 LTE 상품 가격은 기존 이동통신사와 같다. `알뜰폰`이라는 취지가 무색하다. 이유는 LTE 망 임대시 기존 3세대(G) MVNO의 재판매 방식과 다른 수익공유(RS)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기존 MVNO의 구조는 이렇다. 이동통신사업자(MNO)가 `도매가`에 망을 임대해준다. 도매가는 유통 비용과 각종 부가서비스 운용에 쓰이는 비용까지 더한 `소매가`보다 훨씬 저렴하다. 도매가로 망을 임대한 MVNO 사업자는 유통 비용과 부가서비스 비용 등을 줄여 더 낮은 소매가로 소비자에 `재판매`한다. MVNO가 알뜰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LTE의 경우 도매가 산정에서부터 발목이 잡혔다. 아직 투자비가 회수되지 않고 계속 지출이 이뤄지는 LTE 망에 도매가를 산정하려면 투자비 명목이 포함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오히려 소매가보다 비싼 가격이 도출된다.

이 때문에 현재 LTE MVNO에는 `도매 구입-재판매`라는 기존 방식 대신 수익공유(RS) 방식이 쓰인다. MVNO 사업자가 기존 이통사 LTE 상품을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가정하고 운영·마케팅·유통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한 이익을 이통사와 MVNO 사업자가 나눠 갖는 방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도매가 산정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보면 된다”며 “이익 중 45% 정도가 이통사에 지급된다”고 말했다.

MNO보다 싼 가격으로 시장에서 포지셔닝을 해온 MVNO 사업자로선 이 방식으로는 저변 확대가 어려울 전망이다. MNO가 단말기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LTE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이통사 공유분 이외의 수익금으로는 추가 요금 할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MVNO 관계자는 “단말기 가격을 제외하면 마케팅에 쓸 돈도 빠듯해 요금인하가 어렵다”며 “MVNO의 타겟은 평균객단가(ARPU)가 낮은 소비자층인데, MNO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높은 보조금을 쓰고 있어 타겟층 확보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RS 방식의 LTE MVNO는 지나치게 성급한 출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상 현행 RS방식은 MVNO라기보다는 `판매 대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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