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기업과 공공기관 소통 역량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소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고객 소통이 기업과 정부 기관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영진 관심이 부족하거나 단기성과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인 기업은 어김없이 소통 지수가 떨어졌다.
고객 마음을 파고드는 감성과 꾸준한 소통 노력, 경영진 관심과 일관된 소통 채널 운영 등이 인터넷과 소셜 소통의 핵심이란 결론이다.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기업과 기관의 소통 채널은 충실한 정보 제공이나 고객 참여 유도 측면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고객 토론과 피드백은 다소 미흡했다. 전자신문과 한국인터넷소통협회는 국내 195개 기업과 139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통경쟁력 수준을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조사는 협회가 산학연 공동으로 개발한 인터넷소통지수(ICSI)와 소셜소통지수(SCSI)를 활용해 이뤄졌다.
국내 기업과 정부 기관의 인터넷 소통지수는 평균 58.8점으로 지난해 56.1점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통 역량을 평가하는 소셜 소통지수 평균 역시 58.5점으로 작년 55.4점보다 3점 올랐다.
◇공공기관 느리더라도 꾸준히 소통= 공공기관 평균 소통 지수는 58.94점으로 기업 평균 58.1점보다 높았다. 공공기관은 지난해보다 4.3점 증가해 1.14점 늘어난 기업군에 비해 소통 수준이 올라갔다. 공공기관이 상대적으로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성 있게 대국민 소통 정책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업 부문은 상위 30개 기업 평균이 63점으로 공공부문 상위 30개 기관보다 높지만 하위 30개 기업과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성과에 집착해 참여자 수 경쟁과 제품 판매 등을 위한 일방적 정보 제공으로 고객 외면을 받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작년 60점 이상을 득점해 소통을 잘 하는 것으로 평가된 26개 기업과 18개 기관 중 올해도 우수 평가를 받은 곳은 기업과 기관 각 9개에 불과했다. 박영락 인터넷소통협회 부회장은 “빠르게 전개되는 소셜 미디어에서 차별화된 소통 전략을 갖고 움직인 기업·기관이 약진했다”며 “잦은 담당자 교체나 계약직원을 고용한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등 소극적 투자와 인력 양성은 소통 채널 활성화의 적”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소통 경쟁력 확보해야= 각 기업과 기관 업무 특성에 맞는 스토리텔링 기법과 콘텐츠 개발이 과제로 꼽혔다. 공공기관 소통 채널은 사용자가 많음에도 천편일률적 스토리 전개와 양 채우기식 접근으로 고객에 정책 홍보 채널로만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블로그와 한국관광공사 페이스북, 한국민속촌 트위터는 사업 특성에 맞는 콘텐츠 개발로 이를 극복해 고객 참여가 활발한 모범 사례로 평가됐다.
업종별로는 전자와 정보통신, 섬유·의류, 출판, 손해보험, 카드, 외식업 등이 평균 소통 지수 60점 이상을 얻은 반면, 고객과 상시 소통이 필요한 식음료와 유통, 관광, 교육, 병원 등은 고객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객 불만 응대가 많아 도리어 활성화를 꺼리는 기업도 있다.
◇알짜 고객을 잡아라= 대규모 사회 시스템에 적용되는 2080법칙이나 롱테일 법칙이 소셜미디어에도 적용된다는 결과도 눈길을 끈다. 페이스북의 경우 참여 고객이 1000명에서 많으면 30만명에 이르렀지만 실제 해당 기업과 기관과 관련해 핵심적으로 활동하는 진성 고객은 한 달 평균 20명에서 많아야 1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과 코멘트 등 글 평균 반응도는 이들 진성 고객 수와 비례했다.
500여명의 핵심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고객 소통 경영에 필수적이란 결론이다. 진성 고객 수는 전체 참여자와 반드시 비례하지도 않았다. SK텔레콤과 MBC 페이브북 페이지는 각 35만명과 30만명 친구를 갖고 있지만 `좋아요`나 댓글로 참여하는 친구는 SK텔레콤 18만명, MBC 1만3000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