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캔자스시티를 `초고속인터넷 신전`으로 만들겠다는 구글의 야심찬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1기가(Gbps)급 초고속 인터넷망 `구글 파이버`를 구축한 지 한 달여 만에 캔자스시티 주민 39%가 가입했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케이블업체가 바짝 긴장했다.
27일 CNN머니는 인터넷 검색 공룡 구글이 미국에서 기존보다 100배 빠른 초고속인터넷망을 기반으로 케이블TV 사업까지 선점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지난달 29일 캔자스시티 7000여 가구에 구글 파이버를 깔았다. 전체 가구의 5%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후 꼭 4주 만에 이 지역 거주자의 39%가 구글 초고속인터넷으로 TV를 시청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한다.
CNN닷컴은 “구글이 지난 2004년 내놓은 G메일 이후로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G메일을 내놓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 핫메일과 야후메일이 겨우 5메가(MB)의 저장공간을 제공한 데 비해 당시 G메일은 1기가(GB) 용량을 제공해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구글 파이버 상품은 총 3종이다. 월 120달러를 내고 `넥서스7`을 리모컨처럼 사용해 수백 채널을 보는 상품 선도도가 가장 높다. 월 70달러에 기존 인터넷보다 100배나 빠른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패키지도 인기가 많다.
전문가들은 캔자스시티의 성공을 기반으로 타 지역으로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케이블업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버라이즌은 최근 몇 년간 `파이오스(FiOS)`라는 유무선 통합 서비스를 주력 상품으로 밀었다. 한 달에 205달러를 내고 고작 150메가급 인터넷을 이용한다. 다만 케이블 채널은 530개가 제공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 전역 가입자는 420만 명에 불과하다. 버라이즌은 이 서비스 구축에 23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AT&T, 컴캐스트, 타임워너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구글 파이버보다 빠르거나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
벤 샥터 매쿼리 시큐리티 애널리스트는 “구글 파이버는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구글에 장기적으로 수익을 향상시켜줄 것”이라며 “반면에 경쟁사들에는 엄청난 위협으로 하루빨리 혁신적 상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