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꽉 막힌 전기안전검사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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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로 인한 각종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전기안전검사제도 개선을 놓고 책임 기관별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매년 1만건 이상의 전기사고가 발생하고 해가 가도 전혀 줄지 않아 국민은 그저 답답하고 불안하다.

기후변화나 이상기온으로 냉난방 기기 등 가전제품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정전사고나 전기설비 운영상 무지에서 비롯한 사고가 가장 많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대국민 에너지절약 및 안전 교육을 하거나 추가로 발전소를 지어 해결할 수 있지만 물리적 한계가 있다.

책임기관의 역할과 제도 개선 등의 노력으로도 사고를 예방할 부분이 적지 않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거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것도 아닌데 해당 기관들은 소통에 인색하기 짝이 없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최근 검사기관인 한국전기안전공사와 올여름 전기안전사고 등을 포함해 현행 검사제도 개선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가정 등 수용가에 전달하는 데 정작 우리나라의 전력인프라 책임 주체인 한국전력공사를 회의에 참여시키지 않았다. 여기에 아파트 등 전기시설물 실제 관리업체인 전기공사업계도 배제했다.

업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경부-전기안전공사, 한전-전기공사업계 이렇게 두 구도로 편을 가르고 있다고 말한다.

국민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다. 이달 초 서울시 모 아파트에서 전기과다 사용을 변압기가 버티지 못해 사고로 이어졌다. 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6개월 내 전기안전검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호소한다.

수용가 처지에서는 검사나 해결 능력이 없기 때문에 국가에서 이를 대신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고 예방에는 전혀 속수무책이다. 검사를 누가 하는지도 모르고 검사한 후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지경부와 전기안전공사, 한전은 상하 구조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의 안전을 도모할 책임으로 대화와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


박태준 그린데일리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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