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째 끌어온 SK텔레콤과 KT 사이의 상호접속료를 둘러싼 소송 분쟁이 다음달 결론이 난다.
방송통신위윈회의 합의 중재와 재정(裁定), 소송과 반소를 거치면서 총 소송금액이 1000억원에 달하는 분쟁이다. 결국 조정없이 판결로 마무리되면서 한 곳만 웃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법원은 다음달 19일 두 회사간 접속료 분쟁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지난 5월 조정이 예정돼 있었지만 재판부가 바뀌면서 각 회사가 제출한 증거자료·법리 검토에 다시 시간이 소요됐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사안을 검토한 재판부가 조정 없이 바로 판결에 들어가겠다고 해 이번 소송전의 승패에 대한 입장이 명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회사간 분쟁은 2009년 4월 KT가 SK텔레콤이 3세대(G) 단국접속을 담고 있는 상호접속협정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재정신청을 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방송통신위윈회가 이동통신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3G 단국접속 제공을 의무 적용하면서 본격적인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단국접속은 이를테면 KT 유선전화에서 SK텔레콤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 경우 SK텔레콤의 중계교환기(CGS)를 거치지 않고 가까운 지역의 단국교환기(MSC)로 바로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KT가 SK텔레콤에 내는 접속료가 더 낮아진다.
KT는 “SK텔레콤이 고의로 설비교체 기간을 늘려 단국접속을 지연시켜 337억원을 정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SK텔레콤은 단국접속을 제공하는 것이 12개월(KT는 3개월 주장)이 걸린다는 반론이다. 이 경우 KT에 지급해야 할 미정상분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
SK텔레콤은 KT가 오히려 최단경로인 3G 관문교환기 대신 2G 단국교환기로 3G 착신호를 우회 전송했기 때문에 추가로 접속료를 지불해야 한다며 맞소송을 냈다. SK텔레콤은 643억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회사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조정 없이 판결로 이어지게 되면서 법원이 어느 회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최대 1000억원 가까운 돈이 양사 간 오가게 됐다. 두 회사는 각자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한 상태다.
다음달에는 단국접속 법적 소송과 함께 2012~2013년 2년치의 상호접속료 산정 작업도 본격 진행된다. 지난 2010년 방통위는 “그동안 시행해 온 이통사 간 접속료 차등 정책을 전환해 2013년부터 단일 접속료를 적용할 것”이라 밝혀 이대로 시행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방통위 관계자는 “사업자 의견을 수렴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