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에너지 관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건물 에너지 절약이 제도화 되면서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관리 기업들이 IT를 기반으로 한 냉난방, 조명 등의 에너지 관리솔루션을 개발하고 건물 에너지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력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정부·지자체가 건물 에너지 관리를 의무화하면서 관련 시장이 개화화자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내년 초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시행령을 공표할 예정이다. 서울시 역시 최근 대형건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 에너지 조례`를 발표하는 등 건물에너지 관리 의무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국가 전체 에너지 소비 가운데 30%를 차지하는 건물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하고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역, 용도 등 건물 특성에 따른 건물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전력 부족사태에 대한 대응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물에너지 관리 솔루션과 사업분야는 이미 많은 기업이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온 사업”이라며 “최근 정부, 지자체가 제도적으로 건물 에너지 시장을 조성하면서 업계가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하니웰은 전체 제품·솔루션의 절반 이상을 에너지 절감에 관한 포트폴리오로 채우는 한편, 올해 초 출시한 어튠 어드바이저리 서비스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대규모 정전사태를 통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쌓은 노하우를 한국 시장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너지 관리 사업 비중을 강화하고 관련 솔루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시스코, 한국후지쯔 등과 제휴를 맺고 건물에너지 사업에 나서고 있으며 관련 솔루션 출시 및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지멘스는 최근 기존 건물 에너지 관리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체 건물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기존의 에너지 관리 능력이 시장 선점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판단이다. 올 하반기에는 테이터센터 등 전문적인 에너지관리가 필요한 특수 건물을 대상으로 하는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출시,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상민 한국지멘스 빌딩 자동화사업본부 부장은 “본사는 물론이고 최근 에너지관리업계에서도 건물에너지 시장의 성장은 가장 뚜렷한 트렌드”라며 “내년부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판단해 현재 관련 사업조직을 강화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