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문제로 고도정수처리설비 보급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의 올해 고도정수처리설비 관련 예산은 181억원이다. 지난해보다 약 2배 늘었지만 1개 설비 설치에 보통 100~300억원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큰 도움은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그나마 181억원을 17개 지자체로 나눠 배정하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지원받는 금액은 평균 10억원에 불과하다.
고도정수처리설비 지원 예산 181억원은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광특회계) 예산의 일부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광특회계가 아닌 일반회계나 환경개선특별회계(환특회계)를 통해 지원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부도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종원 환경부 수도정책과장은 “녹조발생 우려 지역만 개선하는 데에도 7000억원이 필요하다”며 “지자체 자체 예산으로는 고도정수처리설비 설치가 어려운 만큼 일반회계나 환특회계를 통한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신성장동력 10대 과제에 막여과정수산업 등을 내용으로 하는 물 산업 육성을 포함시켰지만 사업 확정시기가 늦어 관련 예산 배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환경부에서 예산 반영을 지속 요구하고 있지만 확정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 환경업체 관계자는 “환경부가 최근 녹조 문제 대책의 일환으로 32개 고도정수처리설비를 조기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추가 예산을 확보하지 않으면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사업이 활성화 돼 대형 업체들이 움직여야 중소 환경기업의 일거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