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상경제체제’ 각별한 각오를

우리 사회 곳곳에 경제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가계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실물 지표는 이미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집값 하락, 부동산 거래 위축, 부채 증가…. 국민 개개인의 재정 상태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외식과 생필품 소비도 급락하는 추세다.

반면에 하루가 다르게 물가는 치솟는다. 늦여름 장마와 태풍이 겹치면서 추석 언저리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기업 활동과 산업 분야에서도 심각한 수치가 보고됐다. 상반기 수출실적 하락에 이어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해 발표한 주요 그룹 위기 체감도 및 대응 현황 결과보고서를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발발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과 진배없다는 평가가 36%, 그보다 심각하다는 응답이 64%에 달했다. 심각하지 않다는 의견은 0%였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기업은 12%, 선포만 하지 않았지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를 운영 중이라는 기업은 52%에 이른다. 정부가 내세운 올해 경제성장률 3%대도 달성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92%)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국민과 기업이 느끼는 경기 체감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정부는 뾰족한 묘수가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처럼 장기불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부동산 활성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기업이 키를 쥐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정부는 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재점검해 시급히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하벙커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다시 가동하지 않더라도 임기 말 레임덕을 막고 대선 복지포퓰리즘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경제를 다시 점검할 때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