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 수준의 글로벌 식량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식량을 원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연료`가 뭇매를 맞고 있다.
유럽에서 생산하는 바이오연료가 유럽연합(EU) 지속가능성 목표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바이오연료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하게 됐다고 가디언이 20일 보도했다.
독일 프리드리히 쉴러대학의 과학자 2명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EU에서 생산한 유채 바이오디젤 10개 중 8개의 탄소배출량이 목표치를 밑돌았다.
EU는 2009년 도입한 재생에너지 정책에서 교통수단에 사용하는 바이오연료는 화석연료보다 탄소배출량이 35% 이상 적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구결과에서는 80%가 목표치인 35%를 채우지 못했으며 대부분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구자들은 “유럽집행위원회(EC)가 바이오연료에 대한 모든 연구조사 자료를 공개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바이오연료는 UN 등으로부터 식량가격을 올리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에선 지난 반세기 가뭄을 악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간주된다. 미국 상하원 의원들은 이달 초 정부에 바이오에탄올 의무생산 유예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식량농업기구(FAO)도 지난 주 미국에 바이오에탄올 의무생산 조치를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다.
2007년 제정된 법에 따라 미국은 자국에서 연간 소비되는 석탄에너지 일부를 바이오연료 등 청정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
올해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42%가 바이오에탄올 연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미 농무부는 올해 옥수수 작황이 17년래 최저치라고 발표했다. 동물 사료도 부족한 상황이다.
유럽 비정부기구 클라이언트 어스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가장 유채 바이오연료 생산이 많은 국가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바이오연료를 장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식량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네슬레의 피터 브라벡 회장은 “식량을 바이오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정치인들에게 요청했다”면서 “완전히 중단하라는 게 아니라 식량으로 사용되지 않은 다른 원료를 사용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60%, 미국 생산량의 50% 이상이 바이오 연료로 사용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