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에 봉착한 사업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IT서비스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단순 시스템통합(SI) 사업이 아닌 전문 소프트웨어(SW)를 개발, 컨설팅부터 솔루션, 시스템 구축까지 토털 서비스 형태로 변화시키는 등 서비스 형태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IT서비스 기업들의 출구 전략을 분석했다.
◇IT서비스 범위 확장한 신사업 활발=IT서비스 기업의 신규 사업 유형은 △기존 사업 기반 △하드웨어(HW) 융합 △비IT 영역 진출 등 세 가지다. 기존 사업 기반으로 이뤄지는 신사업 진출 영역은 에너지·바이오·의료·태양광 분야다. 기술적으로 클라우드와 모바일 영역이다.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전기차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대표적이다. 그룹 계열사 사업과 연계 가능한 것도 이들 사업의 장점이다.
삼성SDS는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결합한 바이오인포매틱스 사업을, SK C&C는 BMS·선진계량인프라(AMI) 사업을 추진한다. LG CNS와 포스코ICT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을 확대, 에너지관리시스템(EMS) 구축 사업을, 한화S&C도 빌딩 자동화 및 홈 네트워크 기술을 토대로 에너지 IT사업에 진출했다.
LED 및 디지털사이니지 사업으로 대표되는 HW융합 사업 진출도 활발하다. 포스코ICT, 롯데정보통신에 이어 현대U&I도 최근 대형 LED 거리 조명 시스템을 수주했다. 디지털사이니지 사업은 올해 동부CNI, 대교CNS 등 중견 IT서비스 기업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옥내·외 광고매체 및 TV 등을 매개로 SW·SI·디지털 콘텐츠 역량을 결합한 서비스다.
기존 사업을 확대해 비IT 영역으로 진출한 사례도 늘어났다. 삼성SDS의 물류 사업과 LG CNS의 전기차 셰어링 사업, SK C&C의 모바일 결제 사업 및 온라인 기반 중고차 매매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SDS는 IT서비스 및 SW 역량에 프로세스 설계를 더해 전문 솔루션부터 프로세스 컨설팅까지 물류 전반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LG CNS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을 확장, 전기차를 임대해주는 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체질 변화 필요=과거 IT서비스 기업 신사업은 고전하거나 실패한 사례가 많다. 포스코ICT의 와이브로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신세계아이앤씨의 휴대전화 매장 사업인 `모바일 이마트`는 수익 악화로 70개 매장을 정리했다. 동부CNI 등 앞 다퉈 뛰어 들었던 태양광 발전 사업도 유사하다. 모두 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에너지·바이오·의료·물류 등은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등 선투자가 필요하다. 조사 및 전문 인력 확보 등도 우선돼야 한다. 한 대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는 “IT서비스 기업의 신규 서비스는 산업의 이해가 부족한 채 기술만 내세울 때가 많다”면서 “무엇보다 새로 진출한 산업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W 포함한 토털 서비스 제공=IT서비스 기업은 기존 SI 사업에서 탈피, 소프트웨어(SW) 기반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체 SW를 확보해 SI사업을 수행하는 형태다. 삼성SDS는 이미 전사자원관리(ERP)는 물론이고 개발 프레임워크 등 다양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 여신전문 SW업체인 누리솔루션을 인수했다.
LG CNS도 개발 프레임워크는 물론 의료 등 다양한 SW를 보유하고 있다. 국방 SW업체도 인수했다. SK C&C도 이미 상당 수 SW를 확보한 가운데 지급결제 솔루션을 개발, 해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부CNI는 IT서비스관리(ITSM), 롯데정보통신은 전자결재, 포스코ICT와 대우정보시스템은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IT서비스 기업들이 SI사업 수행의 산출물을 솔루션으로 개발, 상용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아직은 SW 품질이나 역량을 높여야 하는 한계들이 있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솔루션 사업 전환은 근본적 구조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 등 다른 사업에 비해 장기간의 투자와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 SW기업과의 적절한 협업도 이뤄져야 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