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미래다]라이프본드 책임자 "생물학적 접착제 가능성 높다"

“6년전 레바논 국경 근처에 살았는데 헤즈볼라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어요. 부상자가 엄청나게 많았는데 이들 상처를 꿰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상처를 꿰매는 대신 다른 치료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 찾은 게 바로 생물학적 접착제에요. 꿰매는 게 아니라 글루(glue·풀)를 붙이는 거죠. 글루가 차세대 외과시술 필수장비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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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접착제를 개발한 라이프본드는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스타트업이다. 오란 COO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란 플레이스-블룸(Orahn Preiss-Bloom) 라이프본드 (Life-Bond) 최고운영책임자 (COO·공동창업자)는 생물학적 접착제란 다소 생소한 제품을 소개했다. 생물학적 접착제 개발로 지혈과 외상 치료는 물론 수술 후 봉합이 빠르고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물학적 접착제는 콜라겐을 뜨거운 물로 처리해 얻는 유도 단백질의 일종 `젤라틴(Gelatin)`과 생물체 내에서 각종 화학반응을 촉매하는 단백질 `엔자임(Enzyme)`을 결합해 만든다. 대학원에서 바이오 메디컬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오란COO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제품은 기자 VC(Giza VC)와 피탕고 VC(Pitango VC)를 비롯해 이스라엘 유명 벤처캐피털 5곳에서 총 3000만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외상 치료와 수술 봉합용 `붙이는 접착제`란 우리에겐 다소 낯선 이 제품은 현재 개발을 완료하고 1단계 임상실험을 마쳤다. 2년 후에는 상품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IT이외에도 클린테크와 바이오 메디컬 스타트업이 주목받는 나라. 그 중에서도 라이프본드는 이미 대형 투자 유치와 기술력으로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스타트업이 됐다. 세 차례에 걸쳐 3000만달러란 큰 투자금을 유치하며 승승장구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어려움은 늘 있었다. 오란 COO는 “매주 새로운 위기가 찾아온다”며 “새로운 위기는 지나간 위기보다 늘 강력해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최대 위기는 2년 전 이었다. 개발 상품이 동물 실험은 통과했지만 임상 실험에서 문제가 생겼다. 생물학적 접착제가 탄력을 가져야 하는데 사람 몸에 닿으면 딱딱하게 굳었다. “대형 제약회사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했어요. 그때는 정말 모든 게 끝이라는 절망감이 들었어요.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고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6개월 후에 해결책을 찾았어요. 6개월 동안 정말 전 직원이 밤낮없이 연구에만 매달렸어요. 전 직원의 엄청난 육체적·시간적 희생으로 위기를 넘었습니다.”

라이프본드는 생물학적 접착제 상품화와 함께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오란 COO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다”며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을 넘어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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