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코노믹스의 함정`에 빠진 페이스북

페이스북이 `프리코노믹스(공짜경제)의 함정`에 갇히면서 시장의 차가운 평가에 내몰리고 있다. 사용자가 10억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구축했지만 어찌된 셈인지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 주 목요일 주당 19.87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장중 19.69달러를 기록해 기존 최저치인 19.82달러를 갈아치웠다. 5월 상장 후 한때 4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주가가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 기업공개(IPO) 이전 매입한 주식을 팔지 못하는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면서 2억7000만주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는 11월 페이스북 직원 물량이 풀리면 주가 하락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현 상황을 “의심의 여지없이 닷컴 버블이 터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 닷컴 버블 붕괴는 나스닥이 폭락한 2000년 3월 10일이라는 정확한 날짜가 있지만 소셜미디어 버블에는 딱히 어느 날을 붕괴일로 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루폰과 징가에 이어 페이스북까지 주가가 폭락한 현 시점을 제2 닷컴 버블 붕괴기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포춘은 “페이스북이 겪고 있는 수익모델 발굴이라는 어려움을 트위터나 핀터레스트, 쿠오라, 페스 등 다른 소셜미디어기업도 고스란히 겪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페이스북은 `프리코노믹스의 함정`에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프리코노믹스란 공짜경제를 의미하는 말로, 지하철 무가지처럼 무료 서비스를 많은 사람이 이용하면 거기에 기업 광고가 붙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이용자는 많지만 광고는 보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광고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GM이 광고를 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사람들은 무가지에 실린 광고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사적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한 페이스북에 광고가 나타나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때문에 쉽게 광고를 하기가 어렵다. 어느 순간 프리코노믹스가 작동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1인당 월 이용시간이 6.35시간이나 되는 페이스북이 시간당 이용자로부터 6.2센트를 벌어들이는 반면에 18분에 불과한 링크드인이 13달러나 버는 이유다.

소셜미디어 이용 습관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서 광고할 공간이 적다는 물리적 한계도 생겨났다. 이 역시 무가지나 PC 등 넓은 화면에서 구현되던 기존 프리코노믹스가 작동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황병선 청강대 모바일스쿨 교수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기업과 관련한 내용을 정보가 아닌 광고로 인식해 주목하지 않게 된다”면서 “사용자는 많지만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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