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사람은 한 시간에 2000가지 잡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목적의식이나 중요한 목표가 생기면 생각을 집중하게 된다. 사람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면 살아남기 위해 몰입하게 되고 기적 같은 지혜를 발휘하거나 초능력으로 위기를 탈출한다고 한다.
한국인은 특히 위기에 더 강하다. 자의식이 강해 평소에는 갈등을 만들며 모래알처럼 존재하지만 위기 때에는 총합력을 발휘한다.
우리 국민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 돌 반지, 결혼반지까지 들고 나와 금 모으기 대열에 줄을 섰다. 태안반도 앞바다에 시커먼 기름이 흘러들자 온 국민이 몰려가 기적같이 복원해내 기네스북에 올랐다.
한국 경제를 이끌던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용과 가계수지가 악화되니 내수가 부진하다. 9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는 시한폭탄이 된 지 오래다. 부동산 경기도 기대하기 힘들다. 유럽 경제 회복 시점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경제란 반드시 주기를 그리며 회복된다는 점이다. 300년 주기로 한민족의 흥망성쇠가 반복되고 50∼60년 주기로 콘트라티에프의 파동이 움직였다. 5·6년 주기로 세계경제가 요동쳤다. 언젠가는 회복 주기로 돌아설 것이라는 긍정 마인드가 필요하다.
긍정 마인드는 위기극복의 에너지를 불러일으켜 혁신을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일본 기업은 지난 1973년 1차 석유파동으로 어려움에 빠졌을 때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궁즉통(窮則通)의 정신력을 되새겼다. 결국 품질·생산성·원가·납기의 혁신으로 세계적인 제조업 경쟁력을 이루고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1980년대 미국은 일본의 제조 경쟁력에 밀려 산업 공동화 위기를 겪었지만 구조개혁(Re-Structuring)과 프로세스 혁신(Re-Engineering)으로 세계 정상을 되찾았다.
지난 2002년 미국 포브스지는 `지난 2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서적`으로 톰 피터스의 `초우량기업의 조건`을 선정했다.
이 책은 1970년대 후반 일본 제조업에 밀려 이제 미국의 제조업은 끝났다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혔던 미국 기업들에 긍정 마인드를 불어넣었다.
피터스는 “일본 제조업은 무적이 아니다. 초우량기업을 연구해보니 미국에는 듀폰·3M·GE·GME 등 더 훌륭한 기업이 있었다. 이들을 배우면 누구나 초우량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적었다.
이제 한국판 `초우량기업의 조건`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더욱 튼튼하게 발전하고 있는 비결을 배워야 한다.
긍정 심리자본은 제4의 자본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인재경영, 창조경영을 선두에서 지휘하고,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사랑받는 회사, 신바람 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감사 나눔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톰 피터스가 나타나 `한국형 초우량기업의 조건`을 저술해 한국 중소기업인에게 희망의 메시지, 긍정 마인드의 불길을 일으켜주기를 나는 고대한다.
성공한 대기업들은 진심으로 마음을 열어 성패의 노하우를 중소기업들에 나눠주자.
이를 통해 중소기업은 강소기업으로,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길 바란다.
손욱 한국엔지니어클럽 부회장 wooksun@samsungforever.com